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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쳤다, 메쳤다 마음대로 하는 남편


BY 정말 속상해서 2001-04-21

결혼 10년.
제가 몸이 약해서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포기한지도 몇년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저 하나만 좋다는 남편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아이 때문에 누가 뭐라고 해도 제 편이었거든요.
대신 돈 문제는 엄청 왈왈이(?)였습니다.
10원짜리 하나까지도 체크하는 이 남자.
그래서 요즘은 헤어질까 생각도 듭니다.

2월에 친정 아버지가 이를 해넣는데 자식들이 돈을 풀었습니다.
일인당 100만원.
전 생활비로 월 30만원을 씁니다.
아파트 관리비, 전기 등등 세금을 모두 포함해서요.
그러니 제게 100만원이라는 돈을 무척 큰 돈입니다.
그래도 시어머님께는 매달 생활비를 20만원씩 드리면서 친정에는 해 드린 것이 없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넌지시 말을 비추었더니 끄떡도 않더군요.
별수없이 만기가 되어 재 가입하는 정기예금에서 100만원을 빼서 드렸습니다.
제가 나중에 채워넣으려구요.(부업을 하니까요)
그런데 그게 들통이 났습니다.
저의 남편 길길이 뛰더군요.
친정 아버지 드렸다고 하면서 확인해 보랬더니 벌써 말 맞춰 놓았을 텐데 확인은 얼어죽을 확인이랍니다.
그리고 이틀 뒤, 제가 밤에 노래방에 다녀왔습니다.
여자친구, 남자친구 이렇게 다섯이서.
돈 100만원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답답해서 살 수가 있어야죠.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남편이 집에 다녀 간 거예요.
(밤샘 근무하는 날이었음)
집에 오니 밤 10시가 되었는데 제가 없으니 얼마나 화가 났겠습니까?
그때부터 전 1달동안 잠을 못잤습니다.
남편은 걸핏하면 자는 저를 깨워서 '외박했다'고 윽박지릅니다.
친구들이랑 갔다고 확인해보라니까 그것도 말 맞추어놓았을 거라고 확인도 안합니다.
노래방에 가서 확인하래도 안합니다.
그러구선 제 이름으로 되어있던 적금 하나를 덜컥 해약해 버렸습니다.
제가 친정에 드린 100만원을 제비족 같은 사람한테 걸려서 넘겨준 줄 알고 돈을 아예 자기가 모두 쥐고 있겠답니다.
전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편은 전화 사용 내역서를 모조리 떼어보고, 인터넷의 목록보기를 모두 확인하고서야 '외박'의 오해를 풀기는 했지만 전 이제 남편이 싫습니다.
그나마 월 30만원씩 쓰던 생활비도 못 주겠답니다.
제가 버는 돈으로 살림을 살라고 합니다.
자기가 살아보겠다구요.
그러더니 어제 아침에는 다시 넘겨줍니다.
자기가 계산해보니 저처럼 살 자신이 없다면서요.
그러면서 오늘은 종일 집에 전화를 해댔습니다.
하지만 정이 떨어져 버린 전 퉁명스럽게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투정입니다.
자기한테 정이 떨어졌냐? 아니면 자기가 싫으냐? 하면서......

저의 시어머님, 오늘도 변함없이 오셔서 용돈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저의 친정 어머니는 오늘 밑반찬 가져오셨다가 빈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도 저의 남편은 그게 당연합니다.
아이가 없어도 절 아끼는 것은 고마운데, 엄청나게 기분 나쁜 일입니다.

전 이제 남편이 싫습니다.
그저 자기밖에 모르고, 자기 식구밖에 모르는 이기심이 싫습니다.
생각해보면 이혼했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저랑 사는 것 같습니다.
터무니없이 마누라 의심하는 그 생각이 정말 싫습니다.

어휴! 어떻게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