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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나봐요...


BY 커피사랑 2001-04-21

결혼 5년..
정말 우여곡절 많았습니다. ( 나두, 나두..소리가 들리네요..)

서로가 깊이 깊이 사랑해서 대학시절 내내 취직한 후까지 7년을 연애한후 결혼..
말 그대로 남자 잘못 만나 인생 종쳤습니다.

엄청난 빚을 숨기고 결혼..( 요즘 웬만한 아파트 전세값이었죠. 5년전에..) 결혼직후부터 빚갚느라 (이자만) 내이름으로 빚지기 시작해서 회사까지 소문다 나고..(돈꾸러 다니느라)

급기야 결혼 1년만에 도박까지 손을 대 그나마 있던 전세집 날리고..전세금까지 빼간줄도 모르고 3년을 살았습니다. (어차피 생활비는 줘본적이 없으니까 지 번돈으로 월세내고 산거죠.) 여기에서 정리 했었어야 하는데...오기가 뻗쳐서..
도박에서 손떼게 하려고 회사까지 그만두게 했습니다. 7개월을 놀았습니다. 시부모는 쉬는 김에 대학원 공부 시키라고 하더군요. &($&#)&%)#@ 이자갚으랴 쉬는 남편용돈 주랴 ....어쨌든 이렇게 저렇게 빚갚고 나서..

첫애 낳고 2달후 몸조리 중이던 전 회사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어..새 아파트로 이사하는날 아침 결국 거리에서 기절하고야 말았습니다. 전세금을 빼러 가자고 하니 그제야 복덕방 앞에서 하는 말..전세금이 없다는..3년전부터 500 보증금에 월세 였다는..처음으로 거리에서 미친년마냥 울부짖었습니다. (그중 반은 은행 융자라서 갚는 중이었거든요.)..왜 그제서야...

이제 전 그 좋다던 직장 그만두고 아이만 키우고 있습니다. 시부모 말씀이 여자가 밖에서 너무 잘 버니까 남자가 가장 구실을 못하는 거라고..은근히 제탓임을 계속 암시하시더군요. 그 좋다던 직장 눈 딱감고 그만뒀습니다. 가정을 살리기 위해... 저로선 인생을 건 모험이었죠.

다행히....남편은 지금 돈을 잘 법니다. 아주.
저는.. 파출부처럼 삽니다. 목소리가 무척 커지고 힘이 들어간 남편은 (시모도 덩달아..) 돈벌어다 주니 황송하지? 라는 식입니다. 겁나는게 없으니..말대꾸 한다고 얻어 맞기까지 했습니다.
같이 있으면 겁만 나고..사람들 앞에선 입도 벙긋 못하게 해서..왜 그렇게 아내를 무시하느냐고..남편 직장 동료의 아내가 그러더군요.

이미 너무 늦었나봅니다.
일들은 겨우 수습이 되었지만 감정은 이미 선을 넘은거 같습니다.
너무 피곤하네요. 이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넋두리라도 하고 나니 시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