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제 결혼 1년 6개월된 초보 아줌마랍니다.
결혼하자마자 신혼여행갔다와서 남편은 다시 미국으로(유학중이었음),
저는 한국에 남아있었죠. 혼자서,,,
결혼후 6개월정도면 공부가 끝나고 합칠생각이었죠... 미국이든 한국이든. 근데 그것이 생각대로 잘 안되어 1년이 더 지체되었죠...
그동안 속상하고 참을수 없을정도로 화가나기도 했지만 남편의 사랑을 믿고 다 이겨낼 수 있었죠... 서로에 대한 믿음은 굳건했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올 1월 구정때였습니다. 시모께서 눈길에 미끄러져 허리를 삐끗하셨습니다. 그러나 거동을 못하실정도로 다치신것도 아니고 아주버님(미혼)도 함께 계셨고해서 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친정에 갔죠... 어머님께는 잘(?) 말씀드리고서...
이것이 사건의 발단입니다. 당시 친정어머니도 건강이 안 좋으셨거든요.
자기는 해가 바뀌어 명절을 쉬었는데도 장모한테 전화한 통화 안 하더라구요,괘씸하기도 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올라오는길에 국제전활 했죠. 냉랭했지만 어지간하게 대화는 했습니다.
그리고 1주일후 회사에 있는데 남편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느닷없이 '너 나한테 불만있는거 다 얘기해봐!'하더라구요. 전 너무 당황하여 떨리기까지하였습니다. 도대체 이사람이 왜 이러나...
남편은 너무나 완강히 나에게서 그걸 듣기를 원했고 급기야는 살살 긁기 시작했고 거기에 제가 휘말려서 그만 불만사항을 마구 쏟아놓았습니다. 남편은 기다렸다는듯이 저에게 엄청난 반격을 해 오더군요...
'니가 날 사랑한다면서 우리엄마한테 이럴수 있어?'부터 시작해서
너는 **씨 집안의 귀신이 되어야돼? 내가 널 만난 이후로 왜 여러사람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어야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왜 이렇게 초라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등.
전 너무 충격이 컸습니다. 상황과 제 심정과 복잡함을 주체할 수가 없어 엉엉 울면서 '당신이 어떻게 나에게 이럴수 있어, 난 너무 억울해... 당신이 울 엄마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어? 생신이라고 전화를 한 통화 드려봤어? 내동생 결혼한다고 전화 한 통화해 드렸어?'라며..
아뭏든 저두 소리소리 지르면 확 말해버리고 엉엉 통곡하면서 전화를 확 끊어버렸죠... 그리고 3개월동안 우린 대화를 안 하고 있답니다.
제가 전화를 한 두어번 했었죠.. 메세지도 남기고.(자존심을 꺽고)
냉담하기는 여전하고 전화 한 번도 저에게 한 했답니다.
도대체 누군가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며칠전까지만 해도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가르쳐 주고 싶다고 하고 호박(나)이 넝쿨째 굴러들어왔다. 자기는 행운아다'라고 한 사람이 말입니다.
전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물론 제가 시댁에 끔찍이 잘 한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소사(생신,명절,시아버님 장례 등)에 꼬박꼬박 노력봉사했고
용도 매번 20만원씩 드리고 전화 가끔 드리고,,,
저 결혼후 일방적인 희생만 했습니다.
남편 경제력없죠... 무슨 일 생기면 제가 번 돈으로 해결했죠.
(물론 학비는 제가 대는건 아닙니다.)
이런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돌변한 것이죠...
전 충격이 너무 커서 몇일 동안 잠을 잘 수 없었고 도대체 왜 내가 이렇게까지 나쁜 며느리로 전락을 했는지 분해서 화병이 생길정도였습니다.
자존심과 원망으로 3개월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해가 커져만 가고 우리 사이의 벽은 두터워지더군요. 정이 무르익기도 전에 이렇게 되어버렸답니다.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인내하고 혼자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내색않고 혼자서도 잘 살고 있다는걸 늘 보여주려 했었죠...
그 공이 다 허물어지는것 같아 허무하군요...
전 너무 억울하여 이 심정을 9장의 편지에다 장황하게 썼습니다.
그때의 상황과 경위등에 대해... 그리고 어머님에 대한 생각,앞으로의 거취문제등에 대한 솔직하고도 진솔한 얘기를,,,
그리고 미국으로 날아가 나머지는 얼굴을 직접 보면서 할려구요..
아마도 내일쯤엔 저의 특급우편을 받아보겠죠...
마음이 착찹합니다.
5월이면 졸업인데 거기에 대해서도 아무런 얘기도 없고요,
우리 친정엄마는 자꾸 물어보시지 미치겠더라구요...
늦게 시집보낸 딸이 혼자서 그러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타시겠어요...
...
슬프네요,,, 그렇게도 사랑한다던 아내를 이토록 무참하게 만들다니..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