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앞만 보고 열씸히 살아왔는데...
생활이 조금도 나아지질 않는다
13년전 남편의 사업실패로 인한 후유증이 이토록 클 줄이야..
남의 빚 갚느라 이것저것 안해본것이 없다
뼈빠지게 대학공부시킨 울 엄마 날 보고 통곡을 했다
자존심따위 내팽개치고 온갖 잡일 다 하는 날 보고...
하지만 난 젊고 희망이 있었다
남편 또한 성실하고 삶의 의욕이 충만 했기에..
이젠 조금씩 지쳐만 간다
은행빚 친척빚 원금은 커녕 이자도 제대로 못 내고있는 현실에..
친정빚은 아예 제쳐두고라도
이대로라면 몇년 아니 몇십년이 되어도 빚은 영영 갚질 못한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도 생활비는 항상 빌리러 다니고..
남편은 빚독촉에 시달리다 못해 급전까지 빌려 주기도 한다
처음엔 남편이 측은하고 이럴때일 수록 더 잘해주고
생활비 걱정 안 하게 신경쓰고 했는데..
이젠 이런 남편까지 미워진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세상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게 있는 것같다
아무런 생활력 없는 부모까지 모시고 있다
커 가는 아이들을 보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혼자 있는 날이면 눈물만 주르르 흐르고
정말 이대로 편하게 죽을 수만 잇다면...
하루에도 몇번씩 되내인다
세상이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에
어느 누구와도 가까이 지내질 못한다
지금의 나에겐 이런 감정따윈 필요치 않는데
예전 처럼 열심히 사는것 만이 최선일텐데
나이가 들어서일까
자꾸만 절망적인 생각만 하게되고
남편과의 이혼도 생각하게된다
울 시어머니 오늘도 점쟁이 집에 갔다와서
남편과 난 궁합이 안 맞아 되는 일이 없다며 푸념한다
결혼초 부터 수시로 들어온 이야기지만
오늘은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
그래 시어머니 말처럼 우린 뭐가 안 맞아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둘이서 열심히 사는데
이렇게 안 풀릴리가 없지...
그럼 당신 아들과 헤어지라는 뜻인가요..
이렇게 소리내어 묻고 싶었다
희망없는 삶에 이젠 한계를 느낀다
시어머니 남편 모두모두 보기 싫다
며느리 고생한건 안중에도 없고 내 사주가 안 좋아
자기 아들 고생이라니....
내 인생 이대로 끝나야 하나
단 한달이라도 남편 갖다주는 돈으로 알뜰살뜰 살고싶다
그런 삶은 진정 나에겐 꿈같은 일인가
아...정말 모르겠다
이런 생각만 하면 머리가 터질것 만 같다
아무생각없이 바보가 될 수 있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