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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충이


BY nokdam1973 2001-05-02

결혼한지 5개월.. 난 2001년4월 30일을 평생 잊을수 없다.
왜냐하면.. 유산을 했으니까...
결혼하고 나서부터 우리부부는 하루가 멀다하고 싸웠었다.
최악의 상황으로 갈때쯤 우리는 아기가 있다는걸알았다.
다시 시작할수 있는 힘을 아기한테서 얻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병원을 다녀와서도 정신이없고 슬프고 망연자실한 상태라 넋을
놓구있었는데 남편이 밥을 차려왔다.
속으로 난 ' 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밥이 넘어가?'
하는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밥을 보는순간 속에서 밥달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난 정신없이 밥을 몇수저 떠넘겼다.
또 한 수저를 목 구멍에 집어넣는데 이런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에 너는 살아있다고 밥이 잘도 넘어가는구나..
우리아기는 빛도못보고 하늘나라로 갔는데 정신없이 밥을 먹는꼴이라니..시충이같은...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남편한테 보이지 않으려고 수저를 꾹깨물었다.
남편은 그러는 날보며 아무말 않한다.
난 곧장 화장실로 달려갔다 먹은밥을 모조리 토해냈다.
한결 낫다.
난 아직도 엄마될 자결이 없나부다.
난 식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