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64

님들도 그리 생각하시나요


BY 시집과 인연끊은 2001-05-24

오늘 아침에 아침마당 보신분 계신가요.

오늘 주제는 고부간의 갈등에 대해서 나왔더라구요.

청소 하면서 띄엄띄엄 보니깐 그 프로에 단골출연인 000박사님 왈

"시집에다 잘 못하는 아내를 어느 남편이 사랑할 것인가."

그 말에 대해서 여러찬반이 있었지만 제 귀에는 그 말만 계속 메아리

치더군요.

맞아요.

저 지금 시집과 왕래 끊은지 1년이 넘은 아지매걸랑요.

10년동안 자식들 다 이간질시키는 말 많은 시아버지(이제는 완전 콩가

루 됐슴다.)

동생 잘 사는꼴 못보는 아주버니

그리고 시시때때로 대접해 달라고 앙앙대는 나이어린 윗동서...

그 속에서 10년 세월을 눈물로 허송하다가

병이 되어 신경정신과, 외과, 내과 .. 여러 병원신세도 졌었고

그게 계기가 되어 시집과는 인연을 끊었습니다.(남편 동의하에)

제게는 생떼같은 자식들도 둘이 있었고, 내가 여기서 이렇게 쓰러지면

너무너무 억울하고 한스러울 것같아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었지요.

남편도 그런 자기집에 질릴대로 질렸었고 이러다 마눌 죽이는건 아닌

가 하는 생각을 했는지 선선히 그리 하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우리 남편은 제가 쓰러질까봐 제게 시집얘기는 전혀 꺼내질 않는 사

람이고 제 맘을 이만큼이라도 다스릴 수 있도록 그동안 헌신적으로

저에게 노력했던 사람입니다.

시집때문에 머리싸고 살았을 땐 싸움도 잦았지만

근 1년 부부싸움 한번 한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마당을 보면서

어쩌면 이사람 나에게 섭섭함을 뒤로 감추고 사랑이 아니라

환자 대하듯 나를 대해 온 것은 아닌가 .... 하는 그런 서글픈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남편이 예전 연애할 때의 자상했던 모습으로 돌아와 줘서 정말로

고마웠고 잠시 행복하다고 느끼고 살았는데 말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요.

미워도 어쩔수 없이 남편은 시집의 핏줄이니

그 사람 가슴은 더 없이 아플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우리 남편도 저처럼 왕래 안하는건 아닙니다.

그 사람 만이라도 시집을 다니는게 내 맘이 편할 것 같아서

때되면 가라고 말은 합니다만 그 날이 되면 내 맘도 편한건 아니었죠.

머릿속으로 생각만 빙글빙글....(없는 사람 씹는게 그집 주특기)

그렇지만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남편이 힘들어 하고

후회할까봐 또, 혹여 나를 원망할 까봐, 그리고 그런 남편을 지켜보면

서 살아갈 날이 자신이 없어 남편의 왕래를 제가 여우같이 권장(?)

합니다.

지금의 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침에 들은 그 소리가

오늘 제가슴에 날아와 꽂힌 비수가 되었습니다.

님들도 그 박사님처럼 그리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