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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하는 거 보고...


BY 새내기주부 2001-06-07

지난 주말 남편의 학교선배 부부와 같이 술을 먹게 ?獰楮?
밤 11시 30분에 술먹자고 하는데 담날 남편은 출근해야?瑩嗤?워낙 가까이 살면서도 잘 못 만난터라 그래도 만나기로했죠.

두 부부가 울집에 와서 한바탕 싸우고 갔어요. 뭐 심하진 않지만
원래 말다툼을 많이 했었는지 저희에게 판단을 내려달라는 거 같기도 하고-그리구 제가 참, 남얘기에 관심이 많아서..^^
새벽 4시가 되서야 돌아갔어요....에휴...

과연 부부는 어때야 되는지, 아이들한테 어떤 모습을 보이며 살아야할지, 가족은 어때야 할지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獰楮?

선배의 부부는 둘 다 일을 해요.
선배는 체육관을 운영하고, 부인은 17개월된 아이와 집 근처에서 서점을 하죠.
부인이 전에 은행직원이어서 이재에 참 밝아요. 꿈도 있어서 장차 어떠어떠한 체인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있는 사람이에요. 가만히 집에서만 있을 사람이 못 되죠.
반대로 선배는 이상이 높은 사람이고, 현실감이 약간 부족해요, 그래서 늘 부인에게 코치를 받고 좀 학생과 선생님같은 느낌도 들어요, 선배는 현모양처같은 아내를 바랬나봐요.

imf땜에 체육관을 이곳저곳 옮기는바람에 잘 안돼서 좀 기가 죽어있어요. 요새는 다행스럽게도 돈을 잘 번다고 하더군요.

결혼한지 한 3년 ?楹?..이사를 대충 따져도 6-7번은 다녔더라구요.
게다가 체육관과 서점은 차로 한시간정도 걸리는데 저녁 9시에 체육관 문닫고 서점가서 뒷정리 해주고 밤 11시 30분이나 12시에 문닫고 같이 집으로 간다더군요.
아침은 어떡하다보니 건너뛰고, 점심은 후다닥 간단한걸로, 저녁은 굶고. 운동하는 사람인데 정말 그렇게 밥을 안 해줄까 싶어요.
그날도 저희집에 와서야 저녁을 먹었거든요.
아기는 저녁은 안 먹었는데, 다른걸 많이 먹어서 배부르니 안 먹어도 된다고...

선배가 힘들다고 하면 부인은 난 안 힘들어? 난 안그래?라고 하고.
먹는 게 뭐 이러냐고 함, 부인은 내가 회사다닐땐 안해줬어? 그땐 해줬잖아?하고.
둘째아들이지만 부모님 모시고 '싶다'면 그럼 그렇게 해, 난 담날로
이혼서류만들어서 도장찍을거니까..그러고.

우유부단한 선배가 결정을 내리도록 기다려주질 못하더군요.
부인은 똑 부러지는 성격에 칼같이 확실한 성격이더라구요.
선배가 뭐라고 한마디 할때마다 이건이래서 안된다 저건저렇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 논리적으로 딱딱 맞으니, 듣는 선배가 한다는 소리가, 그래 너 잘났다. 잘났어..그런소리 할 사람이 아닌데 그러네요.

본격적으로 말다툼이 시작되자 아기는 조용히 혼자 놀다가 잠들구요.
정확하진 않겠지만 기분에 다 알아들으면서 모르는 척 하는거 같았어요.

그 부부는 남편은 자기 혼자서 벌겠다고 하고, 부인은 내가 너 보단 잘 번다고 하고,
저흰 나두 나가서 돈벌고 싶다고 하면, 남편은 그러고 싶은 그래라,,,하지만 못 버는 돈이지만 내가 벌어서 너랑 우리아기 먹여살리겠다하고. (울 남편 잘났어..^^)

우유부단하고, 쓸데없는 고집에 주관이 뚜렷하질 못하고, 사리분별도 잘 못하고, 크게 되진 못할 남편.
너무나 똑똑하고 하지만 논리있게 반박하지도 못하겠구,
돈 벌려고 무진 애쓰고, 너무나 현실적인, 집안일을 소홀히 하고,
결혼전과 다르게 여성운동가같은 말만 하는 아내.

제가 본 두 부부 모습이거든요.
사는게 넘 힘들어서 서로 위해주고 감싸안아주어야 할텐데,
아직 자기 힘든점만 내세우는 중이었어요.
시간이 흐르면 좀 나아지겠죠...


잘못된 생각이지만 늘 돈도 잘 벌고, 하고싶은 거 다하고, 자기주장
뚜렷한 그 부인이 참 많이 부러웠는데 그날 만은 저렇게 사는 건 아니다,
기저귀개고 이불빨아 널고, 아기랑 전쟁하고 남편들어올때 기다리고 그러는게 이렇게 한가로울수 있는거 이렇게 평화로울수 있는 거 다 나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 괜한 자부심도 들더군요.

글쎄 내가 이 생활에 안주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은 걱정도 들어요.
긴장감도 없고 편하잖아요. 남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사는게.
그리구 앞으로 영원히 사회에서 뭔가 할 기회가 전혀 없는 걸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구요.

신문부텀 잘 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헛참, 남 부부싸움보구선 별별 생각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