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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좀...(이혼이냐 아니냐)


BY 고민중 2001-06-16

여러분께 조언을 구합니다.
저는 결혼 7년차 33살의 아짐입니다. 현재 아이는 없구요(여러가지 사연이 많아요, 하지만 생략...), 둘다 포기한 생태입니다.
멜을 올리는 건 처음이구요... 다소 읽기가 어려우시더도 이해해 주세요.

저는 지금 남편과 이혼을 하려구 합니다.
결혼 7년 동안 그는 여러가지 일을 했지만, 계속해서 실패만 하고 있습니다. 생활비는 고사하고 가져가는 돈이 더 많았읍니다.
제가 한달동안 일해서 버는 돈보다 남편 한달 쓰는 돈이 더 많습니다.
저 2000년 3월부터 지금까지 직장생활하고 있습니다.(경제적인 이유 + 내 생활) 그리고, 그전에도 직장에 다녔었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일년정도 쉬다가 통장에 잔고가 바닥나서 다시...

작년 년말쯤해서 남편에게 당분간(3~6개월정도) 따로 지내보자고 했더니, 지금까지도 힘들게 한거 잘 알고있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사정하더군요. 곧 일이 풀릴 것 같으니 다시 한번만 기회를 달라데요. 이말 처음 듣는 말도 아니도 그때까지 수도없이 들어 왔고 기회도 수도없이 주지 않았냐고, 이제 더는 참을 자신이 없으니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되겠지하고 자신이 생기면 그때 다시 합치던지 하고, 그때까지고 그대로면 그때는 이혼하자고 계속 요구했죠. 그 또한 계속 그렇게는 못하겠다고(지금도 사랑하고, 헤어져서는 살기 싫다고..) 기회를 달라고 하더군요. 정 안되면 3개월만 참아 달라고, 그때도 나아지지 않으면 자기가 알아서 나가겠다고... 한참을 실랑이 하다 결국 다시 제가 지고 지금까지 같이 살고는 있죠.

그때 둘이서 합의(?)한 내용은

1. 자기 카드대금은 알아서 해결한다. 나는 절대 해결해 줄 수 없다.
참고로 1월부터 그때까지 순전히 혼자서 사업한다고 쓴 돈이 1,000만원이 넘었고(카드로) 집에 가지고 온 돈은 없었읍니다. 어쩌다가 시장 한두번 봐다 주는게 다였고, 카드대금은 제가 약800만원 정도 해결해 주었읍다.(연체되면 그 이자가 더 많이 나가니까 그게 아까워서) 그리고 그때마다 항상 얘기 했죠. 연체붙는게 손해라서 해주는 거니까 빨리 입금시켜달라고. 하지만 그는 한번도 준적 없읍니다.

2. 카드대금 해 주느라고 마이너스통장에서 쓴 돈 중에서 지금까지 갚고 남은 돈이 400정도 되는데 이건 그가 책임진다. (한달에 50만원씩)

3. 늦게 다니지 않고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술 마시고 다니지 않는다.
그때까지 일주일에 4~6일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그중에서 2~3일은 다음날 새벽(4시이후)이나 심하면 다음날 저녁.
그러면 그 날은 종일 피곤하다고 잠잔담니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 보면 자기 먹은 그릇들 그대로 싱크대에 퐁당, 이부자리 늘 펴져있고(청소는 꿈도 못꾸죠), 그때까지 잠자거나 아니면 방금 일어 났다며 TV보고 있습니다. 가끔은 오후 늦게 나가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보통 새벽이나 아침에 들어옵니다.

4. 친정에 생활비로 얼마씩 보내드린다.
그이가 사업(?)한다며 빌려쓰고 까먹은 돈이 1억이 넘습니다.
친정 엄마가 식구들 모르게 주신 돈이라 말씀도 못하시고 많이 어려우시거든요. 이자하고 아버지가 조금씩 가지고 오시는 돈으로 생활하셨는데 이렇게 되니.


이런 내용들에 동의하고 계속 지내기로 했는데 지금까지도 여전합니다.
오히려 빚만 더 많아 졌죠.

어느날 저녁 은행에서 집으로 전화가 왔더군요. 남편 카드대금이 연체되었다고(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줄수 없다고 하데요). 핸드폰으로 연락하라고 번호 알려주고 끊었어요. 남편한테는 전화왔더라는 말만했죠(내가 갚아 줄 것도 안닌데 하면서). 그리고 얼마후 연체내용을 알리는 우편물이 왔더군요. 내용을 보니 기도 않막히데요. 연체금액이 400이 조금 넘고, 할부 잔액이 300정도 되더군요.
남편한테 나는 모르니까 알아서 해결하고, 내가 신경쓰지 않게 해달라고 했더니 알았다더군요.
그 다음달, 역시 연체통보서가 날아왔고, 더불어 다른 카드사에서 하나가 더 왔더군요.(나 모르게 새로 만들었음) 그래도 알아서 해결하라고만 하고 말았읍니다.

그동안 남편 카드대금 모르는체하고, 내 명의의 마이너스대출금 모두 갚았죠. 이제 겨우 통장잔액이 몇십만원 생겼읍니다.


그래서 이대로 계속 살다가는 그나마 남은 전세보증금까지 지키기 어렵지 싶어 이혼을 결심했읍니다.

남편에게 내 생각을 얘기 했더니, 정말 미안하다고 이제 얼마 안남았다고 지금까지도 참았는데 지금 이혼하면 후회할 거라며 이혼에 동의해 주지 않더군요. 그래도 내 생각이 바뀌지 안을 것임을 확실히 했읍이다.

2개월 정도를 이 문제를 가지고 싸웠읍니다. 물론 저는 할말 안할말 거의 다 하고 자존심 상할 말은 일부러 골라서 하면서 기어코 동의를 얻어 냈는데는 성공했읍니다.
합의이혼으로 하고, 나머지 내가 요구하는 조건은 무조건 다 들어 주기로...
그러나, 동의만 하면 뭐합니까? 말 뿐인 것을...

혼자서 이혼절차 알아보고 법원에서 서류챙겨서 남편에게 보여 줬죠.
나머지 서류는 자기가 준비하라고, 내가 할 수도 있지만 낮에 시간내서 서류준비하기가 곤란하다고 했더니 알았다네요. 그게 벌써 한달반전의 일입니다.

확실히 결심을 했으면서 왜 이혼소송을 안하냐구요?
법원에 증거로 제출할만한 내용이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판과정에서 겪게될지도 모를 그 험한 일들까지 하고 싶지가 않고, 남편은 몸만 나가기로 했는데, 재판하게 되면 글쎄요...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입니다.
도움 좀 주세요.

처음 올리는 글이라 좀 복잡하더라도 이해해 주십시요.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