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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처럼, 우정또한 영원한건 없나봐요...


BY 상처받은이 2001-06-16

요즘 때아닌(사춘기때도 친구문제로 한번도 마음아픈적 없었는데..)
친구문제로 세상사람들이 모두 나그네 처럼만 보입니다.
지금 나이30. 결혼한지 1년좀 지났구요..
학창시절엔 유모있고, 잔정많아 친구들 챙겨주는걸 좋아한지라
친구들이 꽤 많은 편이었죠.
고교 졸업후, 별로 친하지는 않았지만 괜찮은 친구로 인식되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왔었죠.
그 친구는 딸 많은집 막내라, 굉장히 살가운 편이죠.(집에선 "우리공주님 이라고 불리워서인지 애교가 징그러울만큼 많았구요)
사고방식, 취향.. 맘이 통하니까 정말 절친했죠. (그친구 표현대로 빨간머리앤의 앤과 다이아나같이..)

그런데, 졸업후 나는 은행에 취업이되어 직장생활을 하고있었고,
그친구는 직장을 다니다가 스트레스로 몸이 안좋아져서, 그만두었던상태였지요.
저는 직장생활 3년정도 다닌후, 꿈을 이루고자 미술계통의 학원을 1년간 다녔지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연락도 없고 목소리도 별로 안좋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피하기만하더군요.
너무 궁굼해 만나서 이유를 물으니, 정말 기가막힌 말을 들었지요.
그 친구의 아빠가 그랬다내요.
"그런애하고만 (제가 학원다니느라 백수였으니까.그래도 전 직장생활로 번 돈으로 공부를 한건데) 어울리니까, 니가 취직도 않하고 그모양그꼴이다" 라고. 얼마나 화가나던지.
그래서, 그친구 안볼려구 했었죠.
그런데, 나만한 친구 없다는거 잘아는애라,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땐 사랑보다 우정이 훨씬 소중하다고 생각했었구요.

그런데...
그 친구 백수로 지낸지 10년이라는 세월이흐르는동안..
집도 가까워서 굉장히 자주 어울렸죠. 단짝이었으니까.
일주일에 3-4번은 봤던거 같아요.
그 10년의 세월동안, 단지 친구라는, "친구"라는 이유로
제가 99% 돈은 썼지요.
저는, 학원 마치고도 계속 일을 했었으니까요.
그래도, 내가 무슨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그렇게 돈을썼어도,
단 한번도 아깝거나, 계산적인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친구라면, 당연히 친구가 어려울때 힘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었죠.
문제는...
그친구, 10년간 사회생활을 안해서인지, 성격이 너무 폐쇄적이고
감당할수없을만큼 외곬수적으로 변하더군요.
심지어, 내가 다른 친구들을 만나면 노골적으로 말을 꼬거나 질투를했죠. 그러다보니, 괜시리 내가 다른 내 친구 만나는것이 눈치가 보이기도했고, 점차 그애와같은 폐쇄적인 성격이되더군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 몇명하고만, 평생을 사는...
원래, 이기적인 친구 아니었는데,
지금은 가끔은 정이 뚝 떨어지리만큼, 너무도 이기적입니다.

저는 결혼을했고, 그친구는 아직 미혼입니다. 31살...
작년 결혼때 그러더군요.
너 신혼여행중에 내 생일 있는데, 잊지말고 꼭 전화해야된다구..
결혼한다고 서운하게 만들지 말라고...

국내도 아닌, 국외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저, 결혼후 1년이 조금 넘도록,
그 길고 긴 일들을 어찌 다 말할수있을까요..
내 결혼생활하랴, 결혼했다고 서운하게 한다는 말 듣지않으려,
그친구 비위맞추느랴..... 이젠, 정말, 정말 지쳤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자기중심적이고, 제멋대로 일수있을까?...
제일 친한 친구라고 말하는 애가...
난... 이용만 당한겁니다... 바보같이...

그친구와 완전히 우정이 깨어진것도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소한 상황때문이었죠.
결혼후, 시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병원도 다니고, 몸이 많이 안좋았었습니다.
산책정도야 충분히 하지만,
그 친구, 이번에 무슨옷살껀데, 이번에 무슨 신발살건데...
이러면서 옷,신발 무슨색, 어떤디자인..머리속에 그려 나옵니다.
그러면, 저 아픈몸 잘 내색 않하고, 신발하나 사는데 15일정도 서울 여기저기 끌려(?)다녔습니다...
(만나고 헤어지는것도, 10년 내내 그 친구의 주변에서..지금 내가 살고 있는곳은 그곳과 1시간30정도 걸리는 경기도입니다. 내가 편한 거리에서 만나려면 상당히 눈치를 보기때문에, 아예 포기하고..)
그다음, 얼마전에 옷. 웃도리. 또 무슨색 ,어떤 디자인. 완벽한 색깔과 완벽한 디자인의 옷을 또 머릿속에 그려갖고 나옵니다.
그렇게 또 며칠을 다니다가,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한마디했습니다.
"어떻게 너 머릿속에있는 것과 똑같은걸 살수있니, 내 보기엔, 예쁜것들 많은데 좀 덜 까다롭게 골라라"
.... 이날 삐져서 지금껏 한달이 다되가도록 전화없습니다.

우정... 도대체, 이따위것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요?
도대체 제일 친한친구라는 죄로 어디 까지 희생해야합니까?
정말 마음을 비웠습니다.
이젠, 이젠 한계가 넘었다는걸 인정하려합니다.
이젠... 연락을 해와도 내가 끊을겁니다..
슬프지만...그건 우정도 뭣도 아니었던겁니다.
인간의 도리에 너무 얽메어, 내가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며 살아왔던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한건,
그친구와 연락이 한동안 끊어지니까,
내 다른 친구들이 더욱 가까워진겁니다.
이젠, 한 친구에게 자매처럼 쏟아부었던 정을, 다른 친구들, 내 주변의 좋은 이웃들에게 더욱 고루 나누며 살렵니다...

10년의 세월이 너무 허무합니다...
언니나, 여동생이 없는 내게 자매같이 말로는 많이 챙겨주기도 했었는데...
정말, 여자들의 우정은... 물거품과 같은것이었음을 이제서야 인정하다니.....
의형제와도 같은 남자들의 우정이 무척이나 부러운 요즈음입니다.
이젠...그친구던, 그 누구이던...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으렵니다...
정말... 가슴아픔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