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54

어머님 당신을 존경합니다


BY 일요일의 푸념 2001-06-17

결혼전 놀러왔을때 하시던 말씀
꼭 친딸같다... 전 그때 조금은 기뻤습니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점심먹으려 할때
어머님은 밥상을 차리시더군요.
너무 죄송해서 어머님 제가 차려 먹을께요
했더니 내가 평생 니밥상차려줄지 아냐 오늘만이다..
이제껏 2년을 넘게 함께 살면서
당신손으로 밥한번 안차려 드시고
제가 일있어 나갔다 오면 그때까지 그저 물만 드시고
계시는 어머님.... 당신을 존경합니다

한집에서 살다보면 자연히 안좋은점도 있겠죠
그때마다 친척들이고 딸들한테 전화해서
없는거 만들어 가며 며늘의 흉을 보시는 어머님.

결혼해 한달도 안된 며늘에게
이제부턴 니가 김치랑 담가서 십수년된 시누들까지
갖다 바치라고 하시던 어머님

장가안간 시동생 팬티까지 빨으라고 하시던 어머님

만삭일적 걸레 던지면서 배만 불르면 아기낳기 힘들다고
50평 아파트 밀고 다니라고 하시던 어머님

친척분들 집에 오시면
같이 문닫고 들어가 상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어머님

제가 아파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을때
방문 활짝열고 들어와 밥해서 먹으라고
밥 언제 먹을꺼냐고 소리지르시던 어머님

그저 지겹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시면서
귀신될때까지 난 너랑 살꺼다 하시는 어머님

우리 살기 힘들어 용돈 안받으신다고 하면서도
아들이 내미는 용돈 넙죽 받아 챙기는 어머님

그렇게 집안일 안도와 주시면서
꼭 아들 아침먹을때 걸레들고 와서
거실 닦는 어머님
그리곤 아들 출근하면 걸레집어 던지고 방으로 들어가시는
어머님

늘 큰며늘이 제일 애쓴다고 하면서
정작 도와주는건 하나도 없는 어머님

아들이 출퇴근 하기가 넘 힘들어
건강까지 안좋은데도
당신 밥해드시기 귀찮아서 못내보낸다는 어머님

몸으로 할일있을땐 큰아들 큰며늘이고
정작 대소사 의논은 작은아들 ,딸과 하는 어머님

당신 몸뚱이 하나 간수하기 귀찮다고
아들 내외 허구한날 싸우게 만드는 어머님
......

그럼 되겠습니까?

제가 이혼을 하고 당신이 당신 아들 데리고
한번 돌아가실때 까지 살아보시렵니까?
그 하기 싫어하시는 집안일 하시면서요..

당신 하기싫고 귀찮은거 피한방울 안섞인 며늘이
단지 당신 아들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종살이를 해야 합니까?

손주 17개월이라 한창 나가서 놀고 싶어할때
혹여 점심이라도 안주면 어쩌나 그런생각에서 인지
나가서 노는거 조차 싫어 하시는 어머님

당신 며늘도 어느집의 귀한 딸입니다
당신 딸이 귀하고 보고싶고 전화하고 싶으면
며늘의 친정엄마도 그맘은 같은걸
왜 모르신답니까?

당신은 외손주건 친손주건 모두 당신 눈주위에서 맴돌아야
되고 어쩌다 손주데리고 친정한번 갈라치면
그렇게 눈치를 주고 못마땅해 합니까..?

그러다 손주가 모기라도 물려 오면
큰 병을 얻어온거마냥 난리를 치셔야 옳겠습니까?
당신이 방충망 열어놓고 잊어버려 밤새
모기한테 뜯긴 날은 왜그리 조용하시고
여름이니까 그러수도 있다 하시는 겁니까?
친정 모기 틀리고 이집 모기 틀린겁니까?

......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당신 비록 지금은 무서울게 없지만
언젠가 돌아가실땐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은
바로 저 일겁니다..
어쩌려고 그러신답니까?

당신 손 발 늙고 힘없어 할때
당신의 손발이 되어줄 사람 또한
바로 저 일겁니다

하루살이가 아닌 인생살이를
왜 모르신답니까?
십년뒤, 이십년뒤의 당신의 모습,
그리고 제모습을 그려보십시요..
아마도 그땐 당신이 이렇게 못하실겁니다.

제가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날수있게
당신의 손과발이 진정한 사랑에서
될수있도록 당신 변하시면 안된답니까?

어쩜 훗날 전 당신과 살아온 날들만큼 더
미워할수도 있겠습니다
제발 그렇지 않도록
절 도와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