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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기인가요?


BY jrchoi 2001-06-18

제나이 31살입니다. 21살에 남편을 만나 26에 결혼하고 아이 하나 있는 평범한 주부입니다. 그런데 저는 결혼과 동시에 남편을 미워하게 된것 같습니다.

철모르는 나이에 만나 그냥 좋아서 결혼을 했는데 알고보니 엄청 보수적인 집에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더군요. 전 결혼하고 나서 이모든걸 알았으니 정말 바보같죠? 눈에 콩 깍지가 씌였으니 뭐가 보였겠습니까?

그래도 내가 선택한 삶이고 부모 잘못 만난건 남편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남편을 미워하고 있더라구요. 부수적인 시부모 때문에 화가 나면 남편을 구박하고 작은 일에도 시집일과 연관이 되어있으면 짜증이 나더라구요. 남편이 조금만 잘못해도 시부모님이 잘못 키워서 그런것 같구요.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하고 구질구질한 시집식구들 때문에 나까지 시궁창에 빠진 생각이 들어 참을 수가 없습니다. 결혼전에 모든걸 말하지 못한 자기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뻔뻔스런 남편의 행동 또한 못마땅합니다. 직업 특성상 일주일에 두세번씩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데 한번도 미한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외박을 해도 미한다하는 말 하지 않습니다. 시어머니한테 말했더니 "우리 아들은 원래 미한하다는 말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더군요. 기가 막혀서!!!!

이런것도 권태기인가요? 전 지금까지 살면서 이 남자랑 결혼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연애만 죽도록 하고 결혼은 하지 말것을 하는 후회를 해보지만.... 이제 저는 어떻해야 합니까? 이렇게 미운 감정을 키우느니 헤어지는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아이 때문에 참고 살아 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이가 나쁜점을 보고 배우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건데 결혼이란 무덤을 선택한 제 자신이 정말 원망스럽니다.

누가 좀 도와주십시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