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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덩어리


BY 어처구니 2001-06-18

교양 덩어리 시누님, 지금쯤 새벽 기도에 갔다 온 피로를 푸느라고 낮잠에 드셨나요? 아이들 아침밥 한 번 제대로 안 해주고 새벽마다 교회다닌 우리 시누이, 직업 군인이던 시누남편이 계급정년 맞이해서 제대했을 적에,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 강남에 없는 형편에 무리해서 자리 잡고 낑낑대는게 딱해서 그러지 말고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 옮기라고 권하였을땐 8학군 때문이라고, 애들 장래를 위해서 8학군에 거주해야 한다고 거품을 물던 우리 시누이. 그 두 가지 사안이 서로 맞지 않았는지 애들은 대학은 커녕 고등학교도 못 나오고 퇴학을 당하거나 소위 날나리로 거리를 휘젓고 다니네요. 나, 기독교하고 아무 유감 없고, 신도 아니라도 예수님 생애에 깊은 경외감 품고 있는 사람이요. 그런데 당신이 중간에 기독교도가 되고, 기독교의 숭고한 정신보다는 갑갑한 어머니와 철부지 동?슉?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하던 권력으로 시어머니와 막내 시동생까지 기독교도로 이끈 다음부터는,,, 그래요, 어쩔 수 없이 기독교 자체에까지 거부감을 갖게 돼 버렸소. 내 주변에, 예전에 같이 직장에 다니던 아우가 있는데 벌써 서너 번째 내게 전화 해서는, 언니도 교회에 나오라고 권하고 있네요. 내 대답이 뭔지 아세요? 내 마음의 상처가 좀 치유될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어요. 무슨 상처, 누가 입힌 상처인지는 시누이 당신이 잘 알것이요. 당신은 사소한 행동까지도, 심지어 친정아버지 제사에 친정을 올 것인지 말 것인지조차도 하나님의 육성으로 듣고 결정하고, 친정 사촌오빠 며느리 얻는데에 참석할 것인지 말 것인지조차 하나님의 육성을 듣고 결정한다는 사람 아닌가요? 문제는, 하나님이 항상 착한 일은 못하게 말리고 못된 짓만 권장해서 남의 맘에 상처를 주게 한다는게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지만요. 뭐, 어느 불쌍한 암환자 집에 심방가서 기도 했더니 암덩어리가 줄줄줄 흘러 내리고 그 말기환자가 벌떡 일어서서 걸어나가는 걸 목격도 했다지요? 그런 당신이 당신 집에 시집온지 이십 년동안 당신네 가문에 맏며느리 노릇 한답시고 겪은 나의 고통을 전혀 몰라서야 그 능력 거짓 아니겠소? 딸 말이니 무턱대고 교회에 나간 것까지는 좋지만, 그곳에서 좋은 것은 하나도 취하지 않고 딸이랑 철부지 막내아들이랑 짜고서, 종교가 다르다는 한가지 이유로 며느리를 사탄으로 몰아부치던 시어머니. 사실 나도 당신네 집 제사를 재밌어서 지냈겠소? 사람 도리 하느라고, 없는 살림에 바리바리 장봐다가, 시어머니 담배 꼬나물고 문턱에 앉아 끝없이 잔소리 늘어놓는 거 다 들어줘가며 장만해서 먹이고, 어쩌다 한 번 온 시누이랑 시어머니가 방에서 마주앉아 짜네 싱겁네 물 떠와라 수건 가져와라 하며 상전노릇하는 시중 다 들어 줬지.... 뭐 조기가 작다, 문어가 작아서 초라하다, 고기는 왜 이리 질기냐, 떡고물에 붉은 팥이 보이면 귀신이 도망가는데 이게 뭐냐..울아버지 살아계셨으면 올케 쫓겨난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당신네들 아뇨? 그때 만약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제사를 빠뜨리거나, 조금 소홀히만 했더라도 집구석 뒤집어지고 난리났을 테지요? 그러던 당신들이, 어느 날부터 당신을 시작으로 기독교인이 됐다구, 제삿날 나혼자 죽도록 음식장만 해놓은 다음에야 밤 늦게 멋모르는 막내동서까지 대동해서 때죽으로 몰려와서는, 방가운데 상놓고 둘러앉아 상을 치며 손뼉 쳐가며 찬송가 부르고, 젯상 차릴 때 되니까 사탄의 음식이라며 우르르 몰려가야 하겠소? 참 대단하신 신념이고 참 대단하신 주관이구려. 그럼 난 뭐요? 이래도 흥, 저래도 흥, 거기서도 자기 주관 한 번 못 내보이고 우물쭈물하다 보내놓고서야 죄없는 내 앞에서 화를 끓이는 못난이 빙충이 남편 둔 죄로 그저 이렇게 당하는게 당연한 거요? 당신들이 정말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사람부터 되시고, 사랑부터 배우고 실천하시오. 기독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지레 정나미 떨어지게 하지 말고 말이요. 교양덩어리 시누님, 교회 나가면 모두들, 이집사님 교양있다고 칭찬한다면서요? 당신네 교회 아짐씨들은 눈도 없답디까? 아니면, 친정어머니 병으로 고생하는 일 년 반동안 한 번도 안 와보면서도 전화로 못난 동생들한테 지시나 하고, 그 지시 내용이라는게 며느리인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못하는지 감시하고 간섭하는 내용이었지만, 돌아가셨을때도 부조 한푼을 안하고 오히려 들어온 부조돈을 이리 해라 저리 해라, 코치나 하고, 친정 남동생 장가 들일때도 식장에 맨손으로 왔다 가면서 말끝마다 주여주여, 혹은 습관적으로 그저 감사 감사 소리만 해대는는 당신이, 십일조헌금만은 착실하게 하니까 그사람들은 잘 몰라서 그런답니까? 내 생각 같아서는 새벽기도를 더러 빼먹더라도 애들 밥이라도 제때 해 먹여서 퇴학이라도 안 맞을 만큼 키워놓는 것도 하늘에 충성하는 것이라 싶구만은, 에구, 열혈 신도님 맘 상하는 소린가? 하여튼 당신은 교양덩어리라니까 그렇게 불러 드리죠. 서울 강남 모 교회의 열혈신도, 교양 덩어리 감사 덩어리 이 집사님! 차암, 예수 사랑 실천 잘하고 계시구료. 이 세상을 남 괴롭히며 악하게 살았으니 천국에 들어갈때도 새치기를 하든 거짓말을 해든 해서 재주껏 가시구료.뭐 선이 중하고 사랑이 중하오? 당신 행실로 봐서는 기독교가, 그냥 새벽기도를 식구들 밥보다 중하게 여기고 친정엄마 병문안보다는 통성기도로 쉬어터진 목소리로 전화에다 올케를 하녀 취급하듯 지시나 하면 천당 가는 곳 같던데... 교양 덩어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