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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한마음...


BY 서운서운 2001-06-21

스물일곱먹은 언니결혼식이 얼마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빠네 친척들이 돈을 조금 냈더군요.
우리아빠는 장남이시고 아래로 동생들이 여섯명입니다. 모두 결혼했죠. 우리아빠는 장남으로 많은 동생들 결혼할때마다 그당시로서도 꽤 거금을 들여서 결혼식에 보태라 주셨습니다.

그런데 울언니 결혼할때 언니랑 가장 친하게 지내던 막내고모네가 10만원을 냈더라구요. 고모네가 못사냐하면 그런것은 아닙니다. 그냥 평범하게 서민적으로 살죠. 고모부부 둘다 맞벌이거든요. 물론 조카축의금내기위해 일하는것은 아니지만 10만원은 좀 심하지않나 싶어서요.

아빠네는 시골출신인데 집안에서 아빠혼자 성공과 출세를 한 케이스입니다. 아빠의 노력이 대단해서 그리된거죠. 가난한집안에 초등학교도 안보내려했던 집안의 장남이 옆집사는친구가 부모손잡고 초등학교입학식가는거 보고 아빠도 덤으로 따라가서 입학하셨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각고의 노력끝에 지금은 한 기관의 우두머리가 되어계시니까요.
우리집 큰딸인 언니역시 욕심이 많아서 결혼을 잘 했습니다. 좋은집안에 일등신랑감... 키훤칠하고 외모도 오세훈변호사를 연상케하는..
일가친척이나 부모님의 (높은자리에 계시는)친구들이나 모두가 부러워하는 결혼이었죠.

그런데 우리고모들은 모두 고졸입니다. 그것도 산업체에서 고등학교를 마쳤어요. 그리고 고모부들도 모두가 고졸입니다. 이것이 우리고모들을 감정적으로 애처럽게 했을까요? 상대적인 박탈감??
우리아빠만 좋은 대학교에 대학원까지 나오셨습니다. 집에서 할아버지가 돈없다고 학비한푼 안주셨어요. 정말 너무 가난했거든요.
아빠혼자 자취하면서 검정고시로 중,고졸업해서 대학시험볼때 전기세아끼려고 그 추운겨울날 가로등불밑에서 책보며 공부하셨고 찹쌀떡 팔아 학비마련하셨다고 합니다. 정말 눈물없인 못듣는 우리아빠 스토립니다.
우리아빠도 정말 대단하시죠. 초등학교나온 목수출신이 17살의 늦깍기로 검정고시에 대학까지 갔으니까요.
우리엄만 부잣집딸입니다. 우리엄만 내가봐도 항상 고상하고 하얀피부에 귀부인티가 나세요. 그리고 엄만 아빠네친척들을 그렇게까지 달가와는 않으시죠. 그렇다고 며느리노릇못한건 아닙니다. 어쨋든 서로 어울리지않는 상대적인 괴리감이 아빠의 형제,친척들과 엄마사이에는 존재했다고 봅니다.

우리큰언니가 막내고모랑 여덟살차이가 납니다. 고모가 고딩때 울언니가 초등학생 저학년..
우리언니는 세련된 여성입니다. 사회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잘 나가는것처럼 뵈는 세련된 신세대 여성이죠. 그런 언니한테 막내고모가 질투가 났을까요?
고모는 이쁘지도않고 많이 배우지도못했고 남편역시 그러한데 조카라는 애는 좋은집안에서 고상한 부모아래서 대학나와서 내놓으라하는 신랑감만나서 외국이고 어디고 여행다니고...
그런게 이유였을까요? 인간이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축의금10만원이 별생각을 다 하게 만듭니다.
더 먼 친척들도 고모네만큼살면서 20~30만원 냈다던데...
울 고모가 왜그랬을까요?
큰고모는 이혼해갖고 혼자살며 마트에서 한달에 육십만원받고 일한다면서 20만원을 냈던데.. 우리집에서 가장 첫번째 치루는 혼사이니까 또한 그 의미도 있는 결혼이었는데..
언니는 고모의 진심이 알고 싶은 모양이예요. 저도 그렇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