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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쓰기 시험때문에......


BY 도레미 2001-06-22

저는 요즘 아이땜에 죽을 맛입니다..
우리 아들 5살때부터 한글 가르치다가..6살때 포기 했거든요.
공부하기를 너무 싫어 하더라구요. 그래도 배운건 있어서 책은 줄줄줄 잘 읽어요.
이제 초등학교 일학년이고, 토욜마다 받아쓰기 시험을 본답니다.
첨엔 100점, 담엔 70점..그러다 40점 저 무지 화나고 실망했습니다.
공부를 안 하느냐 하면 아니거든요 몇번씩 쓰고, 시험보고 틀리면 고치고... 40점을 받아온날, 신문지를 똘똘말아 손바닥 4대를 때렸습니다. 집에서 6번을 시험보고 고치고 한것을 틀렸더라구요. 어찌나 열이 나는지..지 아빠가 퇴근해서 돌아오니까 아빠를 붙잡고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불쌍했지만 불쌍한 맘보다 화가 더 많이 나서 아이를 달래주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날밤에 아이가 자면서 엉엉울더라고...남편이 아이를 재웠거든요...그소리 들으니까 맘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그담에 또 받아쓰기 공부 열심히 하고 시험을 봤어요 그날아침에 약간 강한 어조로 "공부 많이 했으니 정신차려서 시험 잘봐라" 그러고 보냈는데 학교 마치고 오는 시간에 아이가 엉엉 울면서 현관문을 두드리더라구요. 전 애가 누구에게 맞았나? 아님 넘어져서 다쳤나? 하고 나가봤더니...아이가 울면서 "엉~엉~ 엄마 미안해 오늘 받아쓰기 50점 받았어. 엄마 화 많이 나서 어떻게 해? " 하더라구요. 그순간 이녀석이 상처를 많이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가 너무 불쌍하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준게 너무 후회되고 가슴아파서 아이를 안아주며 괜찮아 걱정마 하고 위로 해줬더니 아이가 울음을 그치더라구요.. 그리고 또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봤거든요..(그게 저번 토요일) 그날은 70점만 받아오면 스티커 하나 주기로 했었답니다. 아이가 들어오면서 "엄마 어떻게 해? 오늘 스티커 못 받겠어 나.....두 개 밖에 안 맞았어" 그순간 저 완전히 뒤집어 졌습니다. 너무 속이 상해서 울면서 남편에게 전화했습니다. "흑~흑~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실망하고, 암담하긴 첨이야.." 정말 암담했습니다 아이가 하나만 더 있으면 그 아이에게 기대를 걸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제가 학원에서 다년간 아이들에게 한글과 수학을 가르쳤기 때문에 원리적으로 한글을 내 아이에게 가르쳤는데..아이는 도무지 머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건성으로만 했나봅니다. 우울하게 며칠을 보내다가 학부모 공개 수업엘 갔습니다. 거기서 우리 아들의 새로운 모습을 봤습니다. 그 수업에 맞는 과제를 잘 해내고 발표도 젤먼저 손들고 목소리도 크게 또박또박 잘했습니다..그모습을 보고 저 또 반성했습니다. 사실 받아쓰기 좀 못할수도 있는데..너무 닥달했구나 엄마한테 그렇게 혼나고도 학교에서 기죽지 않고 발표도 잘하는구나....오히려 아이가 고마웠습니다.
전 국어가 안되는 아이는 다른 과목도 쳐진다는 생각을 했던터라 아이에게 닥달했었는데. 이제 좀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할까 봅니다. 낼 또 받아쓰기 시험이 있는데..낼은 또 몇점을 받아 올라나..사실 걱정이 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