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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살고 싶지 않습니다.


BY gi72 2001-06-26

결혼한지 3년이 되어갑니다.(저는 29,남편은 31)
아가도 다음 달이면 두돌이 됩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남편 품에서 눈을 뜨고,
하루 마감하며 잠들때도 남편 품에서 잠들고,
일생을 마감하는 날도 남편 품에서 눈을 감고 싶습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매일 하고, 듣고 싶고,
남편을 보면 안아주고, 만져주고, 입맞추고 싶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함께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싶고,
해 질녁엔 함께 아파트 주변도 걷고 싶습니다.
둘이 걸을 땐 손도 꼭 잡고, 다정한 얼굴로 웃으며 이야기도 나누고
싶습니다.
가끔은 집 근처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서 차향기도 맡고 싶습니다
주말에 우리 아가랑 셋이 공원도 가고싶고,
동물원도 가고 싶고, 대학로도 가고 싶고, ??론 백화점도 가고 싶습니다.
생일, 결혼기념일,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며칠전부터 우리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남편을 위한 선물을 정성스레 준비합니다.

좋은 옷, 좋은 음식, 좋은 장소...뭐든 좋은 것만 보면 항상
남편을 먼저 생각합니다.

외출할 때 남편과 방향이 일치하면 조금 늦더라도, 조금 이르더라도 함께 집을 나서고 싶고,
외출해서 들어올때 ??론 남편에 마중을 나왔으면...그 기회에 짧은 데이트라고 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남편은 이렇습니다.
결혼후 8개월동안 한정거장 사이로 직장을 다니면서 점심 같이 먹자는데 시간없다고 한번도 같이 한적 없습니다.
결혼 후 맞는 첫 크리스마스...(저흰 연애 3개월 크리스마스 같이 한 적 없습니다) 조카7명 선물, 백화점 가서 한보따리 사가지고 왔는데, 제건 없더라구요. 전 너무 즙겁고 들뜬 마음을 준비해 놨는데..
크리스마스에 왜 제가 들뜨네요.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라나...
그럼 그날 들뜨고 사랑스럽게 지낸 연인들이 잘못된 것인가요?

산책은 고사하구 지금까지 극장이 코앞인데 영화 한번 보러 간적 없고,기회를 만들어도 표가 있어도 얼굴 찡그리며 비디오로 보잡니다.

다툰후 기분전환도 할 겸 밖에서 보자니 집 놔두고 왜 밖에서 하냐구.

사랑한다는 말 해달라면 그런 형식적인 말이 뭐가 중요하냐구..

출근해서 집에 들어올 때까지 집에 들어올때쯤 한번, 지금 들어간다.
전화 한 번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전화하면 핸드폰 절대 안 받고,

집에와서는 TV, 잠,

저는 스킨쉽을 좋아하는 반면 남편은 그렇지 않습니다.
섹스도 항상 제가 원하고, 남편은 제 기분 맞춰주는라 하는 정도..
시간도 어찌나 짧은지...

오늘도 저는 답답한 마음을 어찌 할 줄 몰라 맥주 한 캔, 담배 한 개피를 피웠습니다.
술, 담배 못합니다. 하지만 어찌나 가슴이 꽉 막히는지...
이러다 습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인생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둘이기에 더 외로운 마음이 큰 것같습니다.

그래서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삭막하게, 남편에게선 인생의 즐거움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저 이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