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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떻게 하죠?


BY 하소연 2001-06-28

전 결혼한지 2년 좀 안된 새내기 주부에요.

결혼하고 몇달만에 신랑이 직장탈수술과, 허리디스크가 있었죠.
병원에서는 평생동안 익숙해져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직장 15센티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죠..

친정아버지는 저에게 항상 늦지 않았다. 아이 생기기전에
요즘은 이혼 흉도 아니다..
젊은 나이에 평생 희생할꺼냐... 이혼하라고 강요는 안하겠다만
네가 선택해라.. 하셨어요..

그렇지만, 전 신랑을 사랑했고, 신랑도 절 사랑했죠..

그냥 결혼후니까 어쩔수 없이 숙명으로.. 그러면서도 짜증도 났어요..
몇달동안 신랑은 휴직을 하고, 전 회사를 다녔거든요..

그런데, 수술한지 지금 1년이 훨씬 넘은 지금..
항문에서 또 피와 변이 샌다는 거에요..
놀라서 병원을 다녔죠..
일주일에 한번씩 병가를 받아서요..
벌써 2달째....

전에 신랑이 28살쯤에 심하게 놀란적이 있어서 항문이 빠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거든요.
그때부터 항문에 힘이 없었던것 같다고..

그런데, 어제 병원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어요..

의사가 하는말이 이 직장탈이 갑자기 생길리가 없는데, 그리고 흔한 병도 아니라고하더라구요..
언제부터 그랬냐.. 언제부터 빠졌냐고 하니까,,
신랑이 28살쯤에 심하게 놀란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그런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전 28살때 놀라서 항문 빠지는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놀랐고 그이후 아무렇지 않다가 결혼후에 그런줄 알았어요.
신랑이 평소에 너와 결혼전후에 엄청 다투면서 이렇게 되었다고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었는데...
그런데, 28살때부터라니..
그걸 나한테 이야기 하지 않는게 정말 분하고 속았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더 어처구니 없는건 제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수 있는지, 이건 사기결혼이라고 외쳤더니 신랑은 아무말 않고 나갔다가 제가 잠자리를 마련하자 다른 방으로 가서 자더라구요..
전 너무 황당하고 원통해서 잠이 않오더라구요.
어떻게 남의 인생을 이렇게 비참하게 할수 있는지..
평생동안 아픈 사람 병수발 해야하는데.. 그럴수 있는지..

신랑 출근후에 쪽지가 있더군요..
결혼전에는 항문만 빠졌고, 그리 심하지 않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쓴데, 저와 결혼전후로 많이 다투었거든요. 그때 심해졌다고.
제가 사기결혼이라고 말해서 자기는 세상 모든걸 잃었노라고..
그런말한 너에게 무슨말 해야 소용 있겠냐고..
네 맘대로 해라.. 이렇게 써 논겁니다.

미안하다고 사과해도 용서해 줄까 말까인데 말이죠..
네맘대로해라... 결혼 했으니 네가 이혼까지 하겠냐는 듯하게 전 받아 들여져요..
어쩜 남의 인생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수 있죠?
친정이나 친구집에 당장 가서 신랑 마음 아프게 하고 싶어요.
그런데, 신랑은 지금 술 먹으면 병이 더 악화 되거든요.
밤마다 찜질팩항상 하면서 자고, 디스크벨트 항상 하고 다녀요.
운전도 오래 못하고,

제가 집에 있으면 일부러 술 먹고 오지는 않을지..

저 어쩌면 좋죠?

집나가고 싶지만, 나가기는 쉽지만 들어오기는 어렵다는 말들이
떠올라서 용기가 안나요..

그저 저의 잘못으로만 알고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속상해했는데,
친구들 건강한 남편과 알콩달콩 살면 전 부럽게 쳐다보면서
병원 다녔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