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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외도 참을 수 없다 2


BY 못난이 2001-06-29

어제 제가 올린 글을 보시고 여러 격려성 글들을 몰려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어제 밤 상대방여자가 메일을 보내왔더군요.
제가 그들의 메일을 보고 메일을 보냈으니 얼마나 황당했겠습니까?
둘이 함께 잔 것 까지 다 얘기 했으니...
공인된 부부의 잠자리도 알려지만 그 망신이 없는데
더군다나 불륜이니...

부디 용서해달라고 하더군요
남편이 저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일거라고
남편은 더이상의 미련없이 잘 생활하는데 자기가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자신의 다른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까지 다치게 할 줄 몰랐다며 이젠 잘 정리할 것 같다며
앞으론 어떠한 감정의 미련도 떨치고 사적인 연락이나 감정의 나눔은 절대 없을거라더군요.
이혼만은 말아달라고 그러면 자신도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어려울거라고.
그리고 남편을 사랑한 일을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고 적었더군요.

직원들이 우리집에와서 식사를 한적이 있어서 잠간 본 적이 있었는데 그여자 그렇게 악하거나 또 너무 애교가 과하거나 하진 않은 것 같더군요.

차라리 그런 여자라면 더 좋을텐데... 그러면 더 경멸할 수 있을텐데....

어젠 감정이 격하여 시댁을 너무 매도한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댁 식구들 참으로 선하신 분들입니다.
집안일의 70%는 시어머니께서 다하십니다. 제가 직장을 다니니.
우리 시누 친정에 왔다고 꼼짝 안하는 그런 타입 아닙니다.
구석진 곳, 냉장고, 싱크대 어느 한 곳이라도 몸 무거운 절 위해 청소하고 갑니다.
저보고 쉬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시어머니 시누이 일하는데 어디 누워서 잘 쉬어지겟습니까?
하여 일어나 움직이게 되고...
내 의지대로 일을한다거나 쉬거나 하지 못해 몸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되고 그것이 계속 누적되다 보니 힘든거지요.

그리고 조용히 있고 싶은데 주말마다 복작복작(조카들 장난이 아닙니다) 그 상황이 힘들지요.
사람들이 싫어서라기 보다 매주 찾아와서 밥 4끼를 함께하고 부대끼는 거
아시는 분은 아실거에요.

제가 스크레스 받는다하면 저희 시댁 식구들 아무도 이해 못하겠지요. 저희 동서는 이해하더군요. 참 손위동서가 있습니다.
우리 남편 둘째 아들이지요.
가끔 동서가 전화해서는 많이 위로해 준답니다.

남편 아직도 절절 맵니다.
우리 부부는 자주 다투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신경전을 벌일 때가 있습니다.
누구의 잘못이 크던간에 하루를 못 넘기고 다시 친해집니다.
대개는 제가 먼저 웃으며 말걸고 남편이 받아주고 이후에 남편이 저에게 사과하고...
그러나 이번엔 오래가니 어쩔줄 몰라하는군요.
작은애(3개월)도 얼마나 잘보는지.
어제밤에 딱 잘라 말했지요.
진작 그렇게 하지 버스 지나가고 손들면 서드냐고.
다가와서 안으려고 해도 뿌리치고 하니 어떻게 다가서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다가 자는 남편을 보니 애처로운 생각도 들더군요.

오늘 아침에도 눈길한번 안 주었습니다.
너무 궁지로 모는 것 같았지만....
오전에 집안일로 물어볼게 있어 전화를 해서는 필요한 말만 하고 끊었습니다. 그래도 남편 목소리가 들떠서는 아주 황송해 하더군요.
남편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편입니다.
얼굴표정과 목소리에서.
때문에 외도 1달만에 들켰지요.

아래글에 한국 아줌마들 너무 외모를 꾸미지 않아 남편 바람핀다는 글이 있어 황당했습니다.
물론 저도 다소 소홀햇습니다.
그러나 임산부가 또 갓 애기 낳은 산모가 뭘 어떻게 꾸미라는 것인지.
제몸 돌보기도 힘든데 아기까지 있고 한데....

저요.
오늘 오전 서류때문에 직장에 잠시들렀었는데 아가씨란 소리 많이 드었습니다. 택시 기사한테도 말입니다.(전 35세입니다)

아무리 마누라가 이뻐도 남자들 속성상 어찌 한여자만 바라보고 평생을 살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이 엣날처럼 부모님이 짝지어준 아무나 하고 결혼하는 시대도 아니고 우리 아버지 세대처럼 남자라고 모두 용서되는 시대도 아닙이다.
적어도 현대의 지각있는 가장이라면 외부의 물리적인 유혹 그거 어느 선까지는 빠지지 않는 자제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남편의 외도
이거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지요.
동정 받기도 하지만 남들에게 불쌍하게 비쳐질 내 모습이 싫어 혼자 꿍꿍하지요.

어제 익명이긴하지만 글로 풀어놓고 나니 속이 후련했습니다.
눈물 찔끔찔끔했었는데 이젠 눈물도 없어지고
애들하고도 웃으며 놀고 시어머니께도 다정히 말걸고...
글쎄 남편은...
얼굴을 보면 마음 약해질까봐 안볼려고 합니다.
여러 글들을 종합할때 지금 아주 단호히 안하면 안되겠더라구요.

제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지 모르겠지만 저보다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릴려고 합니다.

가끔 남편분들 메일 확인하세요.
물론 남편들 모르게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