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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숨한번 크게 쉬고 살고 싶어요.


BY 숨막혀~ 2001-07-07

결혼해서 지금까지 시집살이를 하고 있네요.
결혼한지는 3년 8개월되었구요.
아랫층은 시부모님, 윗층은 저의 부부...
결혼전엔 공간이 다르니 그렇게 힘들지않을 거란 생각을 했죠.
하지만...막상 생활을 해보니 그게 아니군요.
정말 매일매일 숨죽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니 더더욱 힘드는군요.
아기가 울면 왜 애가 우니?...왜 애를 울리니..첨엔 아기가 우니까 저의 시아버님 애를 데리구 내려가셔서 시어머님께 안겨 드리더군요..저 정말 황당했었습니다. 아무리 초보엄마이지만 아침에 무작정 왜 애가 우냐 빨리 이리 데리구 와라 ...구 큰소리치시군 제가 당황해서 안겨드리니 그대로 내려가시데요...그때부터 전 애가 울면 창문을 꼭꼭 닫아버립니다. 요즘같은 한 더위에도 아래층에 시부모님이 계시면 창문을 닫습니다. 혹 애가 찡얼거리는 소리를 들으실까봐서요. 이것저것 불편을 느끼면서 있는데....애 고모부가 2틀동안 출장가게 되서..고모가 집에와 있는데, 고모의 시어머님이 하루는 자기집(저의 고모시댁과 저의집은 한동네입니다)에서 자라고 하셨는데 저의 남편 왈...불편하게 왜 거기서 자니..여기서 편하게 자라고 합디다.. 매일 가슴에 무거운 돌 얹고 사는 제앞에서....
제가 나중에 한마디 했습니다. 동생 어쩌다 한번 시댁에 자는 거..불편할까봐..집에 와서 자라고 하고...마누라 365일 매일 불편하게 사는것은 생각도 안하지..?라고..그랬더니 하는말..니가 불편할게 뭐있냐 하네요....그러면서 그렇게 불편하면 집에 가랍니다..자기가 짐 싸줄테니...(그러다가 겨우 뒤에다 한마디 붙이더군요..일주일만 있다가 오라구...말실수 무마시키려고 애쓰네요)
저 사실 많이 힘듭니다. 시어머님이 외출하셨다 들어오시는 대문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요새는 어머님의 목소리만 들어도 숨이 막힙니다. 하지만 그런소리 정말 남편한테는 하기 힘들군요.
왜 남자들은 모를까요? 자기야 자기 부모니까 어려울것도 없겠지만 저는 다른데...그걸 왜 이해못할까요...전 정말 시부모님이 어렵습니다. 내색은 안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정말 어렵고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하나...머리속으로 쥐어 짜내곤 합니다. 침묵이 더 견디기 어려우니까요.
저도 편안하게 숨한번 크게 쉬고 편안하게 두다리 쭉뻗고 살고 싶어요..
제가 별스러운 성격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