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38

친정선물은 백화점, 시댁은 골라골라....


BY 한판할까 2001-07-10

우리 올케언니의 행동에 절로 기가 막힙니다.친정식구들 선물 살때는 백화점에 가서 준비하면서 시댁식구들 선물은 어디서 공짜로 얻은것 같은 선물을 해주니 정말 열이 받네요.그 싸구려 해주면서 생색은 왜그리 내는지...처음엔 성의가 고마워서 받았는데 만원도 되지않는 선물을 해주고 비싼거라고 큰소리를 치는데 아니, 누구는 눈도 없답니까..언니나 저나 이미 결혼해서 애들을 키우고 있는데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정도의 물건이 얼마나 하는지도 모르겠습니까..어린이날 오빠가 선물 사놨다고 큰소리 치길래 친정에 가봤더니 정말 기가 막히데요.선물은 포장도 안되어있고 싸구려 T셔츠에 헐렁한 츄리닝 스타일의 얇은 면바지였는데 세상에 그걸 입으라고 사온건지 덥고 자라고 사온건지..티셔츠는 5살용에 바지는 11살 애들이 입는 7부바지더라구요.내참, 기가 막혀서....우리 아이는 그때 13개월이었는데 신랑 보기 민망스러워서 얼른 치웠어요.그래도 아이한테는 하나뿐인 외삼촌,외숙모인데 너무한다 싶더군요.근데 언니네 딸들이 받은 선물은 더 기막힌 물건이더군요.할인마트 한쪽 구석에서 골라골라 싸구려코너에 막 쌓아놓고 파는 비닐샌들이더라구요.그러면서 우리 아이옷은 잘못해서 비싼걸 골라서 할 수 없이 샀다는 말도 덧붙이더군요.그땐 온 가족이 다 모여있고 친정부모님이 눈치를 주셔서 그냥 꾹 참았습니다.그런데 얼마전에 친정에 갔더니 며칠 있으면 올케언니가 출산을 하는데 애기 내복은 언제 사줄거냐고 오빠가 그러더라구요.정말 너무 얄미워서 사주기 싫다고 그럴려고 했죠.그치만 출산준비물 준비할때 내복은 내가 2벌 사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거절할 입장이 안됐어요.그래서 알았다고 대답을 했는데 올케언니가 압소바와 파코라반제품으로 출산준비물을 모두 구입했다면서 은근히 같은 회사제품으로 사주길 바라더군요.정말 웃기죠.자기는 싸구려 선물 사주고 비싼 제품을 사달라니...양심도 없지.근데 올케언니의 기막힌 행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언니가 출산기념 선물을 십만원을 주며 사고 싶은거 사라고 줬더니 얼마뒤에 애들 수영복을 사왔다면서 오라고 해서 가봤더니 이번에는 정말 버려도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을 수영복을 사가지고 온거예요.어디서 그런 물건들을 사가지고 오는지 70년대에 입으면 딱 맞겠더라구요.하긴 시아버지 19천원짜리 반바지 사는데도 온갖 싫은내색을 다하는 사람이 그정도 했으면 큰 인심 쓴거겠죠.그래요.정말 돈이 없어서 마음이라도 전하려고 싼 물건을 샀다면 비록 촌스럽고 싸구려 물건이라도 고맙게 받고 타박도 못하겠지만 우리 올케언니는 오로지 자기 친정밖에 모르니 그게 더 열받고 화가 나죠.우리 올케언니는 친정에 가기전날에는 꼭 백화점을 간답니다.얼마전에는 오빠집에 놀러갔더니 처갓집에 갖다주려고 백화점 포장이 된 물건들이 쌓여있더군요.정말 우리 오빠도 참 나쁘죠.부모님한테는 내복 한벌 사드린적 없으면서 처갓집식구들은 왜그리 챙기는지...시댁에도 잘하고 친정에도 잘하면 좋잖아요.저도 시댁식구들한테 친정식구에게 대하듯 잘하지는 않지만 뭘하든지 꼭 시댁에 우선적으로 좋은것하고 친정은 그보다 좀 낮든가 아님 같은 것으로 하거든요.물론 마음까지 같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선물까지 나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우리 올케도 어찌보면 저와 같은 생각으로 선물을 준비하겠지만 하늘과 땅처럼 많은 차이를 두니 그게 문제죠.그래서 지난주에는 엄마가 올케언니랑 내가 부엌에서 설겆이하는동안 오빠에게 너무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네요.사위들 보기도 민망스럽고 그래서 한마디 하셨더니 오빠가 엄마보고 이해하라고 그러더래요.올케언니가 나쁘게 하는 행동 다 알고 있는데 그냥 참는데요.큰소리내기 싫고 뭐라고 하면 마음 다칠까봐...정말 세상에 있는 천사들 다 죽었네....부모님과 형제들 마음 상하는건 괜찮고 자기 색시 마음상하는건 안되고...결국 우리부모님은 아들 없는셈 치신다고 그러시데요.지들끼리 싸우지나 말고 잘살게 그냥 내버려둔다고...잔소리해봤자 집안만 시끄러워진다면서....처음엔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참 답답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찌보면 그게 맞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나도 이담에 우리 아들이 저러면 똑같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우리 오빠네도 자식 낳고 살다보면 잘못한거 깨닫는 날이 오겠죠? 사실 나도 올케언니가 얄미워서 애기내복을 마트에서 제일 싼걸로 사줄려고 그랬는데 그냥 좋은거 사줘야겠어요.똑같은 사람 되기 싫으니까.이곳에 막 하고 싶었던 말들 쓰고 나니까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