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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이해하기....


BY 남이 2001-07-12

아직 철없는 아가씨라 여기에 글 올릴 자격이
없는줄 알지만....
누구한테 이런 얘길 할까요.....

이제 두달만 있으면
저도 아줌마가 되네요...
훗...

제 애인은 술을 아주 즐겨 마십니다.
술을 마시다 마시다....
나중엔 술이 그 사람을 마십니다...
그리구....
요즘엔 회사 파업으로 얼굴 못본지 4일입니다..
목소리도 그동안 못들었구요...
다른 사람들은 별별 핑계로 잘 빠져 나오던데..
제 애인은 그 놈의 영웅심리....
그게 문제네요..
자기가 없으면 그 회사 조합원들..
다 죽는줄 알아요...
푸~

지금까지 만나는 7개월동안...
커피숍가서 커피한번 마셔본일 없구요..
영화 딱 한번 봤구요..
드라이브 딱 한번 댕겨왔어여..

그래도 그사람 피곤하다니까
아무말없이 그냥 지나치고...지나치고...

그래도 누나네...
그렇게도 가고싶은지.. 가자고 하면..
일주일에 두번세번....
제 차로 태워서 델꼬 댕겼구요...


제 친구들과 술마시고 혼자 취해서
분위기 엉망으로 해놓고....
막말로 저 개망신 시켜도
저 한번만 더 참아보자... 참고참고...했구요..

한달만에 저희집에 오는거...
술은 떡이돼고 그것도 밤12시에 찾아와서
입에 담기도 창피한 실수하고 갔어도...
그래도 정이 들었다고 그냥 그렇게 지나갔구요...

흠~
제 애인 하는말이요...
친구앞에서 실수했으면.. 더이상 제 친구들 안보면 그만이구요..
저희집에서 실수했으면.. 저희집에 안오면 된다네요..
푸~

그래도 두달후에 결혼해요..
정때문에...
그리구요....

제가 애인때문에 많이 힘들때...
조금 투정이라도 해볼려고...
애인 누나한테 "오빠가 너무 말을 안들어요.." 하면요...
"쟤가 그래도 심성은 착하다..."
"절대 나쁜짓은 안한다..결혼하면 다 나아진다...조금만 이해하고
참아라..."
그러세요....

애인이랑 아주친한 회사사람이랑 셋이서 술마시면서요....
그 사람이 또 그래요..
"얘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그렇지요.. 참 착하고 괜찮아요.."
"흠하나 있는거 술 많이 하는거 밖에 없는 진짜 멋진 놈이지요.."

그래서 제가요...
"그런데요 저한테는 그만큼 잘 안해주는데요...
술마시고 실수도 많이해요.."
그러면요...
"결혼하면 괜찮아질거에요... 아가씨가 잘 해줘야지 말을 잘 듣죠.."
그러네요...
휴~

저 지금 엄청 후회해요....
그 사람들한테 장난이라도 애인 흉 보면 안돼는데...
속이 타서 가루다 되더라도 그냥 참아야 하는데....
훗~
저 지금 성격 디게 까다롭구요
불만만 많은... 그런 여자 됐어요...

그런데요....
저희집 식구나 제 친구들은요....
제가 일부러 투정 안부려두요....
먼저 저 위로해줘요... 힘들어서 어떡하냐구...


저 요즘은 조금씩 느껴요...
여기와서 아줌마들의 우울한 얘기들 보면서.....
정말 그렇게 힘들고 맘고생 많이할까.....
근데 결혼도 안한 제가 그런걸 이해하고 있네요...

푸~
근데 제가 결혼을 해요...
그 사람이랑....
다들 하나쯤은 힘든거 어려운거 있을텐데...
이런거 못견디고 포기해 버리면
저만 이상한 사람 될까봐요..
그리구..정때문에도 그렇고.... ^^;;

근데 진짜 결혼하면 좀 나아질까요...
푸히~

에구...
앞집 아저씨.. 술마시고...
이시간에 동네가 떠나가라 고함지르고 난리네요...
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