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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엄마. 그리고 미운맘.아픈말


BY 엄마의 딸 2001-07-14

그랬다.
울엄마 날 유산시키려 하다 실패해서 낳았단다.
자라면서 구박 많이 받았다.
이웃에서 데려온 딸이냐고 물어들 봤단다.
시간이 흘렀다.
엄마는 며느리눈치보며 세월을 지내오셨다.
나 친정가면 엄마가 찔러대서-언니에게 인사하라고, 언니 일하는데
가서 하라고.. 등등- 잠시 앉아 있기도 눈치보였다.
신랑이랑 같이 가도 항상 처수에게 인사했냐고 먼저 확인하곤 했다.
오히려 친정에서 더욱 비참하게(?) 대접당하는 내게 남편은 불쌍하다고 했다.
지금 엄마는 지독한 우울증에 침몰되어 걷잡을 수 없는 지옥속에
빠져 계신다.
구해야 하는데....
너무도 수척하다.
너무도............
오빠들.. 이제 엄마 외면한다.
본인들도 지치고 힘들고 각각 와이프 눈치만 볼 뿐 그저 방치상태다.
엄마는 너무 심한 눈치보기에 넉다운 된 걸까?
딸이라고 그리도 무시하더니만..
진정 내가 엄마에게 불혹을 바라보는 지금 아쉬운 것은 물질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갖지 못하고 항상 스스로를 학대하는 성격이 이제까지의 내게 너무도 힘들었었다.
이제와서... 딸은 자식아니냐고 한다.
올케가 그리 생각할 것이라면서.. 아마도 내가 당신을 모셔가기를 간접적으로 이야기 한 것일거다.
내 남편 .. 장남에 장손이다.
시엄니... 삼년전에 시아버님 보내시고 혼자 계신다.
남편... 순한 편이다.
나! 시어머니께 함께 살자고 말한 적 없다.
그런데!
멀쩡한 아들들을 두고 엄마를 모셔야 하나?
나도 나지만 시엄니나 남편은 뭔가?
전화할 때마다 엄청나게 마음을 긁어 대는 엄마
어찌하면 좀더 맘을 아프게 할 수 있을까 궁리 궁리 하는 것 같다.
며느리들에게는 괜찮다고 한다.
멀고 힘든데 오지 말라고!(딸인 내가 사는 곳과 거리상 거의 같다)
딸인 내게는 당장 오란다.
나는 뭔가?
엄마에게 나는 어려서나 지금까지나 그저 만만하고 함부로 해도 되는 그런 존재인가?
수척하고 고독하고 비참한 엄마를 생각하며 너무도 맘이 아프다.
그런데 이토록 비참한 엄마에게 왜 난 이토록 깊은 원망이 이제서야
함께 솟아 오르는 건가?
꺼져가는 소중한 인연을 보고 무조건 손을 내밀지 못하고 맘만 아프며
온갖 감정에 갇혀 헤매는 자신이 답답하다.
지난번 갔을때 무조건 나 따라 오려 했다.
네게 가서 한 열흘 있다 오련다며..
순간 너무도 화가 났다.
퍼부었다.
나의 원망과 내 입장과 엄마의 아들들과 엄마의 처신에다가..
한풀 꺾였다.
그러면서 원망의 소리를 혼자 내뱉었다.
밑까지 닦아서 키워 놓았더니 어쩌고...
나는 안다.
오빠들은 엄마를 내게 밀어부치기 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서.. 전화에서 느낄 수 있다.
너무도 가깝고 소중한 인연들이 아닌가?
그러나 그들이 미워진다.
저 정말 나쁜 딸이죠?
(최소한 일이주에 한번 갑니다.
엄마 필요한 물건-부탁한 것-다 사갑니다.(며느리에게는 아예 부탁도 않을 뿐더러 며느리 스스로도 오지도 않습니다.)
얼마라도 제 생활비 마이너스든 뭐든 아랑곳 않고 엄마에게 쥐어줍니다. 남편은 장모가 굳이 그런다면(우리집에 있고 싶다면) 자기가 불편하지만 어쩔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 제 양심상 남편에게 그리는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이 아는 친정과의 돈관계도 있습니다. 물론 받지 못했죠.
시댁에 돈들 일 생기면 저 불평합니다. 하지만 남편은 그 돈에 대해
아무말 하지 않습니다. 자기 어머니 모시고 싶지만 제 눈치 볼 뿐입니다. 아직은 혼자 계실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 있겠지요.
시어머니도 아십니다.
님들의 객관적 시선은 어떤 걸까요?
저의 올바른 처신이란 어떤 걸까요?
심난한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