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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전 정말 심각해요


BY 심각 2001-07-17

결혼하고 몇년은 월급의 7-80%를 저축하고 살았어요
그땐 월급이 적은데 빚은 있고 정말 궁핍하게 느껴질 정도로
악착스럽게 살았어요
식비며 생활비 공과금까지 한달에 20만원도 안들고 살았어요
몇달에 한번 돼지고기 먹을까 말까하고 살았으니까요
소고기를 애낳고 미역국에 들은거 먹어봤으니까요
우리애 남의 옷 갖다 입히고 처음 옷사준게 4살때였어요
그것도 5천원짜리였어요
나가면 돈들지 싶어서 친구도 안만나고 외출은 전혀 안하고
애하고 집에서 잠이나 자고 TV나 보면서 놀면서 지냈어요
동네 아줌마들오면 커피라도 한잔 줘야돼고 돈나갈까봐
이웃도 안사겼어요
정말 비참하게 느껴질 정도로 살면서 얼른 빚갚고 돈 모으며 살려고 했어요
그래서 좀 모았는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되버리고 말았고
지금도 빚만 갚고 사는거 같아요
항상 그생활이 그생활이네요 이젠 그러고 싶지 않아요
다시는 그렇게 비참하게 궁핍하고 궁상떨면서 살고싶지 않아요
지금 남편월급에서 항상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180만원이고
그래서 저축은 불가능한 상태고 나머지 20-30만원 정도로 생활해야돼요
옛날처럼 악착을 떨면서 살면 가능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젠 그렇게 못살겠어요 살고 싶지도 않고요
식비만 4-50만원정도 쓰나봐요
애들 빵이며 간식거리는 끊이지 않고 가득 사놓아요
지금도 냉장고에 수박이며 참외며 천도복숭아 토마토 가득 들었어요
외식도 한달이면 5번이상 해요
남편 늦는날은 피자며 치킨이며 중국음식 시켜도 먹어요
이러다 보니 매달 현금서비스 받아서 생활하고 그게 많이 커져서
500만원이 되었네요
남편은 300만원정도 되는줄 알아요
쓰던 가계부도 이젠 안써요
이젠 정말 지긋지긋해요
이번달 현금서비스 생각하니 이러면 안되는데 싶지만
정말 다시 그전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않아요
이웃에 아줌마들 보면 제 옛날 모습 보는거 같아요
황태포 10개 만오천원짜리 샀다고 다들 놀래는게 정말 웃겼어요
따지고 보면 한개 천오백원인데... 만오천원짜리라는거에
헉~~하고 놀래더군요
그렇게 아끼고 안쓰고 모으는거 다 저축할려고 궁상떠는건데
이젠 그런 궁상이 제눈에는 비참하게 보이는거예요
카드빚 생각하면 예전의 제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정말 그렇게 눈물나게 먹을거 못먹으면서 애들 해달라는거
안해주면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전 정말 눈물 흘리며 아끼며 살았거든요
정말 다시 그렇게 살고 싶지않은데 앞날을 보면 암담해요
노후는 고사하고 당장 애들 커가면서 돈 쓸일 많을텐데
언제까지 집한칸 없이 살수도 없고요
근데 지금 생각에는 언제까지 살다 죽을지 모르는데
하고 싶은거 하고먹고싶은거 먹고 살자로...
예전의 가치관이 전부 흔들려 버렸어요
전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