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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뉴스- 한 여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BY 넘 슬퍼요 2001-07-26

한때는 몹시도 사랑하는 남자였었으리라

손길 하나 하나 남편을 위하는 일에 정성을 다 하였으리라

갓 태어난 아기를 보며 가족들의 미래를 꿈꾸며 참으로

행복하였으리라......


무엇이 그 여인을 그처럼 높디높은 14층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려 생사를 달리하도록 만들었을까...

그 여인이 그처럼 삶의 끈을 놓을수 밖에 없었을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살배기 아들을 뒤로하고

얼마나 무서웠으면

얼마나 아팠으면

때리는 남편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그처럼 한장 종이처럼 자신의 몸을 그 높은 곳에서

훨훨 날릴수가 있었을까....





가정폭력....

무섭고 참으로 어려운 것인줄 알고만 있었는데

뉴스의 한 꼭지를 달고 나온 한 여인의 죽음이

이 밤을 참으로 더 덥고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이제는 돌아가시고 안계시지만 울 친정아버지

비록 완력으로 때리는 일은 없었지만,

우리집 일년에 선풍기 7~8대씩 샀었다.

밥통은 내 기억으로 10대가 넘었던 것으로 안다.

술만 드시면 어떻게 변해서 어떤 행패를 부릴지 몰라

아버지 퇴근 시간이면 온 가족이 벌벌 떨리는 심장을

가눌줄 몰라 그저 식은땀만 흘려대곤 했다

첨엔 재떨이가 날아다니더니

덩치도 조금씩 커져서 나중에 밥솥, 선풍기...

그러다가 칼까지 휘두르게 되었다.

언제 저 칼에 쥐도새도 모르게 죽지.....

싶어서 방마다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잠아닌 잠을

잔적도 하루 이틀이 아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솔직이 슬프고 애통한 맘보다

홀가분하고 이제는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왔다.


그리고 지금 .....

늘 소원하고 기도하던 대로 난 술 담배 안하고

큰소리라고는 등산가서 야호~~ 외치는 것도 싫어하는

그런 남자랑 결혼 했다.

친정엄마 결혼 35년 동안 니 아부지 죽고난 이 3년이

내 생애 가장 큰 평안과 행복의 시간이라고 말씀 하신다.

내 딸은, 내 아들은

결코 상상이나 꿈에서도 겪지 않게 되기를

이시간 또한번 간절히 기도한다.


못나게 집에서 제 아내나 자식들에게 괜한 힘자랑이나

해대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

그들 아내나 자식들 가슴에 어떤 피멍을 들이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지........ㅉㅉㅉ






오늘

하늘같이 믿고 의지해야하는 남편에게서

무자비한 폭력끝에

허망히 삶의 끈을 놓아야 했던

어느 여인의 죽음이

너무나 절절히 아파온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