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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방법...


BY 기다림 2001-07-31

난 아직도 남편을 너무 사랑하나보다..아기가 있지만 아기만으론 살수없다.
내 남편은 특별한건 없지만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너무나 일이 바쁘고 또한 본인이 일욕심도 많기에 평일에는 11-12시는 기본이고 더 늦거나 아예 못오는 날도 허다하다. 물론 토요일도 없고 일요일도 가끔씩 회사에 바쳐야 한다.
딴짓도 아니고 일하는 사람..잔소리하고 괴롭히고 싶지 않지만 난 몇년간의 기다림에 지쳤다. 사실 나는 너무 외로워 임신을 원했고 그렇게 아기가 태어났지만 아기가 남편의 자리를 대신해줄순 없었다.
계속된 나의 눈물과 잔소리는 오히려 남편을 지치게 만들었고 남편은 점차 화를 낸다. 점차 나아질꺼라고 몇년? 그이는 말하고 있지만 나아지기는 커녕 더더욱 심해지고 전화통화도 너무 바빠힘들다.
그렇게 일하는 그이는 얼마나 힘들지 안봐도 뻔하지만 난 도저히 이 생활을 못견디겠다. 잠 6시간 같이 자자고 결혼하진 않았는데...일요일마저도 피곤에 지친 그이는 하루종일 잠자는 일로 보낸다.
난 그이와 살고싶다. 지금도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더 적어져도 좋으니 단란한 가족으로 살고 싶다. 돈버는 기계와 애낳아주는 가정부가 아닌 단란한 부부로 우리 아기를 키우며 살고 싶다.
몇일전 아기와 긴 여행을 다녀오면서 다짐을 했다. 당분간 참고 기다리자고...하지만 금새 난 무너져버렸다. 견딜수가 없다. 잠도 오지않고 눈물만 흐른다. 아기를 안고있어도 나아지지 않는다. 그이의 빈자리는 역시 그대로 남아있다.
세월이 흐르면 적응도 되고 이력도 나야하는데 거꾸로 난 더 지치고 돌아버릴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술이 마시고 싶다. 임신전 남편몰래 술을 혼자 꾀 마셨다. 취하면 행복했다. 임신후 한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는데 다시 그 유혹에 흔들린다. 육아를 위해 그래선 안되는데...
이렇게 나약한 내 자신...그이에게만 의지하는 내 자신이 밉다. 하지만 도저히 아이하나마나 바라보고 살아지지가 않는다. 난 그이를 너무 사랑하는 것인지..아니면 내게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
혼자 사는법...그걸 난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