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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가는 어디서 찾나요?


BY yut 2001-08-02

결혼 후 첫 2년은 직장이 시댁 근처고 남편이 서울에 있어 할 수 없이 시댁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직장을 그만 두고 서울에 왔어도 시댁 식구들과 또 휴가를 보냈습니다.
말이 휴가지 세끼 밥 해먹고 평상시보다 덥고 힘들고 ...
남편 올해는 친정 식구들과 같이 가자더니 꿩 궈먹은 소식입니다.
시댁식구들 늘 똘똘 뭉쳐 우애가 좋습니다.
대신 내가 낄 자리가 없죠.
머리 굴려서 의견을 제시하면 자기들끼리는 다 결론이 정해진 상태입니다. 이젠 포기했지만...
누구는(시누이, 형님) 착한 남편 꼬셔서 늘 친정으로 휴가가는데, 누구는 신혼이건 상관없이 늘 시댁에서 치닥거리나하고...
물론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게 아니니 휴가를 남편 고향에서 보내는 것도 좋겠죠.
하지만 휴가기간 내내 그렇게 지낼 필요는 없는것 아닐까요?

남편 뻑 하면 성질만 내면서 정작 실속은 없는 인간입니다.
휴가 때 계획 한번 세운 일이 없습니다.
누가 콘도나 잡아 놓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그냥 마는 거죠 뭐.
어제 친척 아저씨가 다 돌아가시게 되어서 그곳엘 갔습니다.
이렇게 남편에 휘둘려 전전긍긍하며 살다가 죽음을 맞이 하는 순간 인생을 돌이켜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그런 생각이 드니 정말 비참하더군요.
그리고 피곤해서 남편과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이불 깔라고 깨우더군요.
그래서 깔아주고 다시 자는데 모기향 피우랍니다.
정말 만정이 뚝 떨어집니다.
내 인생 왜 이럴까요?
매맞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 하고 위로해 보기도 하지만 잠시뿐이고 정말 화가 쌓여갑니다.
이 웬수를 어떻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