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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못된 마누라인가?


BY 맘아픈여 2001-08-02

여기에 오면 다들 사는게 힘들다고 아우성이군요.
하긴 여기가 아니면 어디에서 이렇게 자기를 드러내고
속내를 털어 놓을수가 있겠어요?
누가 듣건 말건 다들 한바탕 쏟아내고 싶은만큼
쏟아버리고 나면 또 얼마간은 견디고 살아지기 때문
아닐까요? 난 이제 겨우 40을 넘긴 주부인데 정말
무더운 여름을 가슴조이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남편은 40대 중반인데 가끔씩 뒷가슴이 답답하고 피곤하다며
병원에서 몇가지 검사를 받았지요.그런데 폐암이 의심된다며
수술을 해서 조직검사를 해보자고 하더군요.
너무 겁나고 당황스러워 더 큰 병원으로 가봤더니 결핵일
가능성이 90%인데 수술이라니? 하더니 또다시 몇가지 검사를
받게 하더군요. 물론 중복되는 검사도 있었지요.
우리남편 받으라는 검사 받지 않고 다른 병원에 또 예약을
해놓았지요.폐에 관해서는 국내에서는 알아준다는 큰 병원에..
아직 10일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답니다.
여기까진 저도 찬성하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암일 가능성이 20%정도 있다는 처음병원의 진단이 나온후
우리남편 완전히 중환자입니다. 아무일도 안하고 하루종일 침대에
누웠다 일어났다 나에겐 자기에게 신경안써준다고 짜증입니다.
얼마안되는 보수이지만 직장에 다니는 저에게 병원 여기저기
같이 다녀주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여요. 내 생각엔 식사 잘하고
잠잘자고 누구보다 건강한거 같으니 검사 받을 동안은 혼자서
다니고 혹시 수술할 일이 생기거나 안좋은 결과가 나와서 입원
하게되면 같이 있어 주겠다고 했지만 남편은 여전히 이런 제게
서운한 모양입니다. 벌어놓은것도 없는데 자식은 이제 중학생이고
앞으로 열심히 둘이서 벌어야 애들 제대로 교육시킬텐데...
난 남편이 무책임한거 같아 속이 상합니다. 아직 확실한 병명도
안나오고 얼마든지 무슨 일이든 할수 있는데 미리부터 저렇게
혼자서 갖은 상상 다하면서...
친구라도 만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라고 권하는 내게 냉정하다고만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