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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기가막혀서


BY rubymom 2001-08-04

전 5남 1녀의 막내 며느리 입니다

저 시집오기전부터 집안이 여차 저차 해서 아들끼리도 서로 사이가 안좋고 며느리들은 다들 제각각이더군요

그래서 막내인 제가 시부모님 모시고 지금은 어머님만 모십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저희 시숙이 전화가 와서 어머님 힘이 없는것 같으니까 가물치 좀 고아드리라고 하네요

참 기가차서 어머님 따로 살때는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도 두 부부가 코배기도 안보이더니 이젠 모실사람 있으니 자기가 무슨 하늘이 내린 효자라도 되는것 처럼 이래라 저래라 입니다

아버님 병원에서 돌아가실때 하루에 똥을 여섯번씩 싸시다가 가셨어요
그 시숙과 형님이 병문안을 오셨는데 형님은 손님처럼 문앞에서 뻘줌하게 서서는(응급실이라 복잡했음) 옆눈으로 내려다 보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때 아버님께서 똥을 싸셨어요 그래서 제가 "어머 아버님 또 똥쌌네" 하니까 언제 갔는지 도망 가고 없더군요

초상때는 큰며느리라고 방 차지하고 앉아서는 나와보지도 않고 방안에서 깔고 덥고 자고 저랑 다른형님이랑 시누이까지도 이불이 없어서 노숙자 처럼 휴지베고 신문지 덮고 잤어요(우리식구들은 그 형님을 사람취급을 안하기 때문에 아무도 뭐라고 안합니다)

그런데 아버님 묻고 돌아오자마자 옷갈아 입고 제사장봐서 땀 뻘뻘 흘리고 제사상 봐놓고 오셔서 제사지내라고 했더니 피곤해서 못온다네요
아주버님도 몇번 오라고 하더니 포기하더군요

손님들 많을때는 큰며느리랍시고 폼재고 절도 우아하게 잘만 하더만 아무도 보는 사람 없으니 당장 본색을 드러냅디다(아주버님이 교육자시라 손님이 엄청 많았음 거의다 그집 손님임)

저희 어머니도 그 형님이라면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저도 그전까지는 형님이라고 예우하다가 아버님 초상 이후로는 사람으로 생각안합니다 저보고 부모를 모시라고 했나 식구들이 찾아가서 밥을 달라나 시부모 병수발을 하라고 했나 그런데도 다른 사람 맛있는거 먹고 저만 못먹은 얼굴을 하고 정말 웃기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욕하는 줄을 알기는 아나봅니다 맨날 인상 쓰고 있는걸 보면

오늘 아침 시숙 전화한통에 정말 더운데 연탄불 끼고 있는 기분입니다(시원한 부산에서 살다가 올해 처음 여기 올라와사는데 완전 싸우나 하는 기분이네요)

어머님이 보기에도 제 기분이 안좋아 보이는지 어머님이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마라 지는 안하면서 이래라 하니 기분안좋겠지만 내가 다 알고 안있냐 하시는군요

저희 친구가 저하고 전화하면 저보고 넌 한 50넘은 세상 다 겪은 사람 같다고 합니다

전 이제 30중반입니다 그런데 결혼 십삽년만에 일년에 세곱절씩 나이먹었습니다

전 신랑도 좋고 시어머니도 엄청 좋은데 왜 시숙들이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시숙말고 바로위에 시숙은 시동생같으면 멱살잡고 이새끼 저새끼 욕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길어서 다 못쓰겠고 아무튼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더운데 서로 예쁜말 하고 삽시다(아이구 양심찔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