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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정이 가지 않아요


BY wish513 2001-08-07

저는 아직 풋나기 새댁 입니다.
결혼한지 한달만엔가 시댁에 불이나서 집이 완전히 없어져 버렸습니다. 저는 마치 제가 죄를 지은 것 처럼 새로 장만한 집의 공사비의 일부를 책임졌지요. 그리고 간간히 걸려오는 시어머님의 전화는 항상 저를 황당하게 했습니다. 늦잠 자는 일요일 아침에 전화해서 다녀가라는 등(참고로 저희 시댁은 강원도에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밤에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셔서 당신이 극빈자 등록을 해야 겠다, 거기에 아들의 수입을 증명할 서류가 필요하니 가지고 왔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지요(남편은 아직 학위를 마치지 않은 상황이고, 지방대학에서 시간강사 생활을 합니다).
극빈자 등록이라니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남편은 어머니께 용돈을 충분히 드리지 못해서 그렇다면서 무작정 우울해 합니다. 뭐라고 말을 하면 싸움이 날것 같아서 그냥 아무말 못했습니다. 그저 시골에 혼자 사시는 모습이 안스럽고, 무리가 되더라도 용돈을 매달 정규적으로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그냥 혼자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째 그 극빈자 등록이라는 생소한 말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결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터 좀 다른 생활 환경에 부담을 느끼기는 했지만 아들 셋이 모두 나름대로 중산층은 되는 것 같은데... 모르겠어요.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
답답한 마음에 글이라도 쓰면 가슴이 덜 답답할 것 같습니다. 시어님의 행동들이 경우 없는 것 같아 화가나고, 무조건 어머니 일이라면 아스러워하기만 하는 남편도 얄밉고, 시어머니와는 되도록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고, 철저히 냉담해지려는 제자신이 좀 무섭습니다. 그래도 남편을 낳고 키우신 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