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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시집살이


BY 아휴휴 2001-08-07

3대 독자 종가집 종부로 시집와 울 시어머님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울 시할머니, 여든 넘어서도 저렇게 성질이 팔팔하신데
궂이 어머님 말을 듣지않아도 얼마나 고된시집살이를 시키셨을지 알만합니다.

고된 시집살이한 며느리일수록 더 독한 시어머니 노릇한다던데,
울 시어머니는 정말 지독하게 당하셔서 저는 시집살이 안시키시려고 노력하신답니다.

저도 큰며느리인 관계로 8번 제사(고조할배가 마눌이 둘 이셨슴)에 명절 챙기다 보니 그 먼거리에도 한달에 한번꼴 시댁가는데,
울어머님 제수준비 거의 혼자 다하시고 저는 밥상에 수저 놓는거,설겆이 정도 시키십니다.
식구들 끼리 고기라도 구워 먹을려면 열심히 제 밥그릇에 고기 올려놔 주시고, 마루걸레 치려면 '아까 청소기 밀었다. 그냥 둬라'하십니다.

그런데요, 시할머니가 절 귀여워 하시면 아주 질색하십니다. '당신 며느리가 아니라 내며느리요!'하는 일종의 경계심 같습니다.
제가 시할머니께 잘해드리는 것도 싫어하십니다.용돈이라도 드릴라 치면 난리가 납니다.
둘이서 오손도손 전부치며 나누는 대화는 대부분 시할머니흉 이죠.
그러면서도 또 제가 시할머니께 함부로 하는것도 싫어하십니다.
나중에 어머님 늙으시면 제가 본받아 당신께 함부로 할까 싶으신지...

저는 시할머니 돌아가실까봐 걱정됩니다.
시할머니 돌아가시면 시어머님이 돌변하실까봐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 할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아주 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