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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도 말라 버린 세린


BY ㅠ.ㅠ 2001-08-08

저는 올해 33세된 가정 주부입니다.
목 밑으론 꼼짝도 못하는 전신마비 지체장애자의 아내죠.
남편이 사고가 난지 벌써 8년이네요.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니 이젠 한숨도 말랐는지 한숨도 안나오네요.
남편이 사고로 난후 여러가지 어려움도 많지만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이 가실꺼예요)요즘 제가 너무 힘든 건,남편과 시집 식구들이예요.
내 복이 여기까지구나 싶어, 이래도 참고 저래도 참고 살았더니 남편과 시집 식구들은 나를 모자라는 덩신 취급을 하네요.
남편의 짜증과 언어 폭력에 죽고 만 싶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비위를 맞출 수가 없네요.
아픈 사람과 맞서 싸우자니 그렇고 참자니 속이 썩어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런 말 있잖아요. 살자니 고생이고 죽자니 청춘이라고...
제가 딱 그래요.
손 아래 시누는 저더러 재수 없는 년이 들어와 지 오빠가 그리됐다고 그러네요. 그렇다고 지가 지 오빠를 위해 뭐 하나 해 주는 인간이면 말도 안 해요.
지 오빠가 부끄럽다고 길거리에서 지 오빠를 만나도(바람 쐬러 한번씩 휠체어에 앉혀 데리고 나가 걸랑요) 못 본체 숨는 것이...
8년 세월 헛 고생했다 싶을 때가 많아요.
훨훨 털어 버리고 가자니 나 하나 없어지면 당장 밥을 먹여 줄 사람도 대소변을 받아 낼 사람도 없는데 도의상 차마 버리고 가진 못할 것같고...(형제들 대부분은 내가 보태달라고 할까봐 연락 두절 상태- 여태껏 그네들 한테 십원 한푼 받아 본적 없는데도 사고나자 마자 자기들이 지레 겁먹고 연락을 끊어 버렸음)
남편은 그 분풀이 까지 내게 해대니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에게 너무 힘들다고, 나도 사람이고 언제까지 내가 참고 견딜리라 생각하냐고 속에 말을 했더니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좋은 놈 있으면 가라고 난리더군요.
8년 동안 곁눈질 한번 안하고 생수절했건만 걸핏하면 화냥년 취급이니, 몸이 아파 신경이 날카로와 그렇다고 이해하긴엔 내가 너무 지쳐 버렸어요.
요즘은 남편하고 있으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뒷머리가 쪼개지 듯 아프곤 해요.
차마 버리고 갈 용기는 없고 이러다 제 명대로 못 살껏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