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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남편은 어떻습니까?


BY 국수 2001-08-10

우리남편 혼자 벌어서 살고있습니다
몹시 힘들지요. 돌지난 애하나있지. 월급은 박봉이지
항상 마이너스 또 마이너스 결혼 이년동안 마이너스만 오백만원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며칠전 시장갔다가 순대국이 먹고싶어서 돈을 찾는데 가계부에서는 계속 적자라 제 비상금을 찾았습다
우리신랑 왈 그돈어디서 찾았어? 마이너스에서? 묻더라구요
그래서 아니 내 통장에서 찾았지라고 했습다
그랬더니 내통장 잔액을 보여달라지 뭡니까 얼마가 있어도 상관안한다구요. 그때 제통장잔액은 백오십만원정도였는데 그사실을 알면 안되겠기에 안된다구 명세서 안뽑았다구 거짓말을 했지요
우리신랑 제말을 못믿는 눈치였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집에 온 저는 이건 아니다 싶어서 통장에 돈을 다른 통장으로 옮기고 십만원으로 잔액을 줄여놓고 며칠뒤 다시 외출해서 제 통장에 잔액을 보여줬지요. 실망하는 얼굴. 꽤 많은줄 안 모양입니다
황당해서리. 그리고 그냥 또 넘어갔죠
어제 퇴근후 서울랜드야간개장을 보러갔습니다
우리가계부에는 적자인거 뻔히 알면서 뭐가 먹고싶다 뭐가 타고싶다
난리입니다. 돈 있어? 물었더니 니돈 남은거 있쟎아 합니다
띵 더 황당해진 나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제돈을 다른 통장으로 옮기고 조금 미안해서 그돈 다 쓸 생각은 했지만 남편이 이렇게 나오니 그 마음 싹 없어지고 그렇다고 치사하게 말은 못하겠구 짜증만 나서 싸움만 하다가 그냥 와버렸습니다. 제가 만약에 돈이 많았다면 더한 꼴 봤겠죠?
마누라 돈은 꽁짜로 생긴 지돈으로 아는지 참내 기가막혀서
저한테는 꾀 많은 비자금이 있습니다
여지껏 숨기고 제 앞으로 집을 샀습니다
말을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이제는 고민 끝입니다
요 며칠간의 행태를 보니 제돈이 지돈인걸로 착각할거 뻔한데 미쳤나요?
그래도 내남편을 이렇게 말하는 제가 서글프네요
댁의 남편도 그렇습니까? 묻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