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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선택은..


BY 여자 2001-08-13

우리집이 너무 가난했어요
전 가난이 너무 싫어지요
엄마도 암으로 돌아가시고 대학을 억지로 다니면서도 남자를 만나면 오로지 돈이 있는지없는지 먼저 확인해야 했어요
다시 엄마처럼 힘들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아빠가 재혼하시고 새엄마가 저의 결혼을 서두르셨지요
지금의 남편은 선배인데 돈 있고 집안 좋고 외아들에 부모님의 뒤받힘이 굉장했어요
사랑보단 좋아하는 맘도 없이 자의반 타의반 결혼했지요
4학년때 새엄마가 시켜주었어요 학교때 해야 혼수를 조금해도 욕안 먹는다고...
전 돈을 먼저 보았고 사랑은 있다가도 없어진다고 생각했지요
근데 지금 너무 서러워요
사랑 없이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친정의 돈을 여기에서 거의 구해줘요
어쩔땐 제가 돈에 팔려왔나 생각도 들지요
신랑은 절 많이 생각해요 근데 그런 정말 생각만 그러지요
그래도 경상도 사람이라 너무 무뚝뚝해요
우린 대화가 거의 없지요 시부모랑 같이 지내고 거기에 외아들이라 우리 둘만의 시간은 엄두를 못내요 눈치도 많이 보구
신랑이 먼저 서둘러 어른들하고 자는 시간까지 지내다 오지요
우린 따로 자요
잠자리한지는 해를 넘기지요
전 쇼핑하면서 부부가 같이 웃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구
같이 대화하고 차마시는 부부가 부럽구
팔찡끼고 아니 손이라도 같이 다정하게 잡고 다니는 부부가 너무 부러워요
학교때 남자친구가 가끔씩 연락이 와요
겐 제가 어떠한 처지라도 다 이해를 해고 무슨 푸념을 하든 다 받아주지요
지금 전 애기 엄마가 되어도 여전히 저에겐 너무 다정하게 대해주어요
신랑은 매일 늦지요 술을 많이 마셔요 하긴 와도 티비만 보지만...
이제 겨우 서른인데 아무 재미가 없네요 앞으로 어떻게 살지요
사랑 없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
제가 다가가면 부모한테로 달아나는 사람..
외롭다는걸 이제야 실감하네요
애들 재미로 버티지만 대화없이 사는건 정말 건조해요
제가 선택을 잘못했나싶어요
사는게 너무 힘들고 눈치보고 엄마그리워요 그 말도 못하게 하고
저의 아픔을 감싸기 보다는 제가 시어른 밥 잘해드리고 비유맞추고..
신랑 눈치보구 아무 말도 못해요 너무 성격이 ...
무슨 말하면 화를 너무 잘내서 무서워요..
어쩔땐 이혼할까 생각도 해요 생각만요..애들이 있으니까..
다시 태어나면 정말 다시 태어나면 제 남자친구처럼 다정한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제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요..
제가 우습지요
힘들게 사시는 분들께는 사치을 푸념이겠지만 저에게는 너무 힘든 부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