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96

일벌레..싫어싫어...


BY 후회 2001-08-17

내 남편..2류 대학에 취업준비 하나 안했음..그러다 지금 벤처에 다님..
그런데 알고보니 지독한 일벌레..힘들어 하면서도 즐겁다고 함..
나이 서른에 과장달았으나 작은 회사다보니 아직 연봉 1800..그런데 일은 주당 80시간더 되나...회사도 웃기고 본인도 웃기고..일벌레...
말은 가족을 위해서라나..그래서 당당..가족은 원치도 않는데..그렇게 죽어라 일해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더적어져도 좋으니 제발 가족과 조금만 같이 있어달라고 애원을 했다. 남들처럼도 안 바랄테니 최소한의 생활은 하자고...
항상 11-12시에 퇴근. 토요일도 없고 공휴일도 일한적 많다. 최근 3주는 아예 새벽 1-3시, 아니면 밤샘..아니면 출장...그렇다고 돈 더나오나..없다.
휴가..인제서야 얻은 휴가 달랑 이틀...원래 3일인데 본인이 2일만 쓰겠다나..그렇다고 돈 나오냐...없다.
나쁜놈들 많다. 바람피는 것도 아니고 도박도 아니고 일하다오는 놈 잘해주자고 수천번 결심..모두들, 특히 시댁식구들 그렇게 말하지만 몇년동안 기다리고만 살아서 내가 얻은건 뭐지..그저 무슨 여관주인뿐...
집은 잠자는곳 이상의 의미가 없고 나는 애도 낳아주는 가정부 이상의 의미가 없고 남편은 돈버는 기계 이상의 의미가 없다. 차라리 돈이라도 펑펑 벌어오면서 그러면 그거라도 위안삼겠네...
일요일도 하루종일 잠잠...그래야 버티겠지...처음엔 그런 그이가 안타깝고 불쌍해서 울었다. 점차 더이상 견딜수없어 이젠 내가 불쌍해서, 아이가 불쌍해서 운다. 알고보니 그이의 선택..결국은...지독한 일벌레...회사일에는 책임감과 열정으로 불타고 집안일은 대충대충...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는 명분이나 내세우지 말지...
정말 이젠 헤어지고 싶다. 파출부로 사느니, 기다리고 사느니...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도 돈도 없고 딸린 아기때문에 발목 잡혔다. 아빠를 보면 낯설어하는 가여운 아기...
이런 인간은 결혼해선 안되는건데...왜해서 날 고생시키냐...애는 무슨 죄...
일..일...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