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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요.


BY 못난이 2001-08-18

저 어제 화장품 가게에서 4천원짜리 스트레이트 약 사서 머리 했습니다.머리카락이 터벅한데다 컷트 머리여서 지저분한 것 같아 딸애 둘이랑 같이 했어요.미장원 가려니 돈이 아깝고..어떡해요! 그런데 그 약이 염색도 같이 되더라구요. 적은 돈에 잘 됐다 싶어 애들이랑 신나게 했죠..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바로 우리 남편이에요.
젊은 사람들 머리에 물들이고 야한 옷 입고 등등등 무지 싫어하는 사람이거든요.그런데 그게 저한테도 적용이 되었네요.
4천원짜리 약으로 집에서 대충한게 색깔 나오면 얼마나 나오겠어요.밤색에 약간의 붉은색이 섞여서 전 색깔이 그나마 예쁘게 나왔다고 좋아했는데 ,제 남편은 펄쩍 뛰더군요.
밤거리 여자도 아니고 까부는 가시내도 아니고 애 엄마가 그게 뭐냐고 구박을 하더군요. 제가 평소에 멋이라도 부리며 다니면 아무 말 안합니다.10년 가까운 결혼 생활동안 ..참..정말이지 염색머리라곤 딱 이번 합해서 두 번 했습니다.남편은 그런 나에게 기분 나쁠 정도로 타박을 주데요.자기 혼자 실컷 날 씹더니,내가 한 마디 하려니 대든다고 말대꾸한다고 되려 큰소리치더군요.
솔직히 요즘 염색머리 안하고 다니는 사람 몇 됩니까?
저도 빨간색 노란색 머리하고 다니는 사람 보면 왜 저러나 할 정도로혀를 차는 사람입니다.하지만 전 정말이지 이해가 안됩니다.제 머리가 빨간 것도 아니고 노란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막말을 해 대는지 전 정말 미치겠습니다. 어제 한 머리 때문에 이틀 동안 절 괴롭힙니다. 빨리 원상 복귀하라고 눈을 부라리며 협박합니다.전 정말 싫습니다. 겨우 어쩌다가 한번 해본 염색 때문에 내가 이렇게 싫은 소릴 들어야 되는 건지 ..
저보고 물 빠질 때까지 시댁에도 가지 말랍니다. 아주버님이나 어머님이 보면 어쩔거냐고,욕 얻어 먹는다고 말입니다.
화장실에 가서 아무리 거울을 들여다 봐도 제 머리 색깔은 욕 얻어 먹을 정도라고는 도저히 생각 할 수가 없습니다.
주부님들 , 어떡할까요? 남편 말대로 원상 복귀해야하나요,아니면 그냥 둘까요,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일로 제가 묻는다는 자체가 정말 기가 막히고 우습네요.자기 하고 살려면 자기 시키는 데로 하라네요..
너무 억울해서 ..내머리 내맘대로 못하고 사는게 너무 억울해서 소주 한 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