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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맞나요?


BY 울고싶은여자 2001-08-24

저희 남편이 실직한지 벌써 10개월 정도 되었네요.
남의 일인지 알았는데 당하고 보니 눈앞이 캄캄했지만 그래도 남편
기죽이지 않으려고 내색하지 않고 씩씩하게 지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윗 동서는 성격 좋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남편은 이 일 저 일해보려고 했지만 다 잘 안되더군요.
그동안 있던 돈도 다 까먹어 가고 점점 불안해 졌지만 그래도 남편에게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고 있는 저를 보는친정엄마는 걱정도 되시겠지요.
저도 그 마음 이해 합니다. 경제적으로 고생하는 딸이 안스럽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그 걱정이 갈수록 저희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나올때는 저도 많이 속상하더라구요.
얼마전에도 전화로 엄마랑 안좋게 끊었는데 오늘은 친정에 있었는데
그동안 한 이야기, 또 반복되는 이야기,
그동안 네 남편은 되는 일도 없이 밤 늦게 다니며 무얼 했느냐
결혼 하기전 모아논 돈도 없는걸 보면 쓰기만 좋아하는 사람이다
남에게 의지하려고만 한다, 결혼하기전 그런것도 모르고 좋아했느냐,
네 동생을 봐라 남편이 해달라는 거 다 해주지 않느냐, 여자는
그런 남편 만나 살아야 한다.
니 시집에서는 해 준게 뭐 있느냐, 그런 남자 만난것도 다 니 팔자라는 등등...
잠자코 듣고 있으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데요
남도 아니고 엄마가 딸을 좀더 따뜻하게 말해주면 안되나요
저희 엄마 성격이 욱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지만 오늘은 정말
서러웠습니다. 주말까지 친정에 있으려고 했는데 바로 짐싸서
집에 왔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엄만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딸을 걱정하는 엄마의 맘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까지 사위를 욕해도 되는 건가요.
오는 차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집에 오니 남편 얼굴 보기도 싫었습니다.
정말 남편이 무능력해 보였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건 참겠지만, 이렇게 주위에서 맘적으로 힘들게
하는건 정말 못 참겠네요.
엄마가 속상하니 조금 잘못한 일에도 괜한 아이들만 잡는것 같아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네요.
다른 친정엄마들은 안 그러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