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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보고 온 여자...


BY 부천 2001-08-24

어제 절박한(?)심정에 글을 올리고
아는 언니와 함께 물어물어 길을 나섰습니다.
3년전 처음으로 점을보고 너무 기분이 찝찝해서 다신 안보리라
다짐했었죠.

그런데 어제 정말 마지막으로 보자는 심정으로 두군데를
다녀왔습니다.

처음들어간 집은 그냥 말그대로 무당이 있는 점집이었습니다.
향을피우며 저를 보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군요.
제가 고민하는게 많아서 자기가 머리가 아픈거랍니다.
그럴싸하죠...

제 얼굴이 어두워서 대충 때려마추는듯 했습니다.
전에 점을 봤을때도 저에겐 이별수가 있는 사주라고 했습니다.
그전에 전 인터넷이나 전화상으로 보는 점들도 많이 봤었습니다.
재미삼아서요...
그런데 전화상으로 본 사주에서 이별수가 있고 되는일이 없다하길래
그때 처음으로 점집을 찾은겁니다.

그리고 어제간 그점집에서도 이별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전 지금 결혼을 앞둔 미혼인데 결혼을 두번할 팔자라고...
조상을 잘 달래야 한다고...
3년전엔 28세에 결혼을 하고 제겐 재복도 있으니 50넘어선 편하게
살 팔자라고 했습니다. 물론 수명도 길고...
그러나 어젠 단명에, 재복도 없고, 하는일이 자꾸 막힌다 합니다.
그리고 전 자기(무당)같은 팔자의 사람이라고..
한마디로 신기가 있다더군요...^^

근데 어디서 들은 얘긴인데 사람마다 신기 즉, '영'이 있기에
'기'도 있어서 기가 센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암튼, 그건 그렇고 지금 제가 막히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결혼할 사람이 일이 너무 안풀리고 힘들어서 궁합을 보러
간겁니다. 그리고 그저께 우리사이에 힘든일도 있어구요..

그 점쟁이는 그와 저의 궁합은 아주 좋다고 하더군요..
올해나 내년에 결혼하고, 그걸 지나면 31살에 하라고..
암튼, 좀 돌팔이라는 생각에 2만원 복채주고 그냥 나왔습니다.

점은 적어도 두세군데서 봐야 정확하다기에 철학관같은곳을 골라
한번더 들어갔습니다.
절 표시가 되어있는 곳인데... 점을 보진 않는다더군요..
하지만 그냥 들어와 보라고 하길래 들어갔습니다.
스님이 처자들이 무슨일로 그렇게 돌아다니느냐고..
점같은거 잘못 봤다간 집한채 다 날리는거라고...
웃으시면서 편하게 말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재미삼아 한번더 보자는 생각에 궁합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사주와 그의 사주를 한참 책을 찾아가며 보더니,
어떻게 말해주길 바라느냐고 하더군요...
전 정확하게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의 사주엔 여자가 떠나질 않는 난봉살이 있고,
허풍에 허세가 뛰어나고, 가진게 없는 팔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사주엔 또 이별수를 얘기하며 적어두 두번결혼할 사주
라고 했습니다. 아들먼저 낳지말고, 3년안에 결혼하지 말고,
열심히 일해 저축하고 보증서지 말라고...

그와는 궁합이 안맞다고...
제 사주가 더 세긴 한데 팔자의 수준으로 보자면 둘은 안어울린다고..
저와 그남자를 비교하면 제가더 아까운 사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또다른 면으론 여자가 남자를 죽이는 사주라고..
인물보지말고 좀 기다렸다가 31살에 시집가라고 했습니다.
그동안에 저는 공부를 하라고...ㅜㅜ..

복채같은건 없었고, 정성껏 알아서 시주하라고 하기에 만원 냈습니다.
같이간 언니것도 봐주셨기에...
그리고 이번년도가 제가 삼재가 시작되는해라서 삼재풀이 안했으면
다음에와서 하라고 하더군요...
삼재풀이에 드는 돈은 삼만원이구요...

비교적 다른 점집보다는 믿음이 가더라구요...
하지만,
점쟁이는 귀신이 들려 점을 보기에 엉터리인 부분이 많고,
스님은 책에 나온대로...몇천년전부터 내려온 역술에 의해 보는것이니
운명은 노력해서 바뀔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씀씀이가 좀 해퍼서 저축은 조금하고 쓰는게 많은편인데
쓰는걸 줄이고 저축을 더하면 재복은 늘어날것이고,
건강은 사전에 건강검진하고 보험같은거 좀 들어놓으면 되고,
문제는 이별수 인데,
그건 저의 성격탓도 있는것 같아서 제가 좀 참고 잘하면 되지않나
싶습니다.

그와의 궁합은 어디서나 다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님만 유독 안좋다니,....
남자쪽에서 궁합보러 왔으면 뜯어말릴 사주라고...
물론 저에게도 그는 신랑감으론 빵점이라고 했습니다.

암튼, 그런 태어날때 타고난 사주나 살아가면서 어떻다는 점이나
100% 믿음은 가질 않습니다.
그가 지금도 누굴 만나고 있을거라고 한 스님의 말로
그를 의심하기도 싫고,
저때문에 그가 잘 안풀리나 하며 걱정하기도 싫습니다.

그러다간 제가 제 나쁜 운명에 굴복할것 같으니까요...

삼재풀이하러 가긴할껀데 그걸 마지막으로 점엔 손을때기로 할겁니다.
모든건 저하기에 달린것 아닐까요...
하두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게...
느낌으로 때려맞추는 점쟁이나,
정해진운명으로 말해주는 스님이나,
제맘을 더 답답하게 해주더군요...

점은 재미로 봐야 할것 같구요...
모든건 자기가 스스로 판단하는거니까...알아서 하는게 좋습니다.
그누구도 자기의 인생 대신 살아주진 않으니까요...

점을 보고 싶다고 하신분들...인터넷에서 보세요...
정 궁금하시면 딱한번이라는 심정으로 사주나 보시구요,
저 개인적으론 점집에 가는것 보단 철학관같은곳이 낫더군요...
그래도 타고난 사주나 궁합은 책을보고하기에 타당한거니깐요...

아무쪼록 점을 보고온 제자신이 점점 나약해지는것 같아
슬퍼지려합니다...
다신 보지 말아야 겠어요...
그 스님이 자꾸 한번더 오라기에 한번만, 딱한번만 가서
팔자얘기를 듣기보단 고민상담좀 해야 겠어요...
스님 머리 아플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