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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방 내줬어요.


BY 구름나그네 2001-08-24

어제 저녁 내내 잠 한숨 자지 못하고,
거실에 새벽까지 불 밝혀놓고 ,
현관문도 잠그지 않고,
그렇게 날이 밝았어요.

술 마시고 동료랑 같이 우리 집에 들어와 잔다하길래.
자다 일어나 문따주면 그 동료 미안해 할까 봐,
문 열고 들어와 자라고.
그런데 전화 한 통 없이 날이 샜어요.

잠 한잠 못 자고, 애들 밥 챙겨 먹이고, 학원 보내고.....
11시가 다 되어 들어온 우리 남편,
"여보 밥 줘."
그 동료 뒤에서 머쓱하게 웃더군요.
미리 전화해서 밥 준비 해 놓으라고 했으면,
저 해장국 끓이고 준비했을 겁니다.

눈 마주치기 싫어서, 국거리가 시원챦다고 했더니,
식당가서 먹고 온다고 그러대요.

내가 너무 했나요.
매일 이러는 것도 아닌데, 슈퍼가면 즉석 북어국이란 것도 있던데...

하지만 저 남편 버릇될까봐 "그럼 고맙지." 했습니다.

식당다녀와서 우리 안방에 나란히 누워 자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남편이 너무 미워 죽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