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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가서 이혼을 하긴 했는데.........


BY 이혼녀 2001-08-24

저의 남편, 한 마디로 성실했습니다.
돈 아까운 줄 알고(이건 자린고비수준이라 이 문제로 다투기도 많이 했습니다.), 남들 보기에도 가정적이고.
그런데 그 남자가 확 변해버렸습니다.
의처증이라 말할 수도 없는 이상한 증세.
몇달을 시달리다가 그저께 법원에 가서 협의이혼을 해주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제가 그동안 남편이 부탁하는 일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남편 직장 상사의 일도 많이 가지고 오더군요.
나중에는 그분들이 남편을 통하지 않고 제게로 일거리를 바로 가져왔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생겼습니다.
어떤분들은 일거리를 많이 가져오고, 어떤 분들은 어쩌다가 가져오는데 유달리 많이 가져오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그분이 남편에 대한 호의도 좋고 해서 가져오는 일거리를 남편의 허락하에 모두 처리해주었습니다.
남편도 저의 그런 사소한 능력을 좋아하더군요.
그런데 제게 일거리를 많이 가지고 오던 분이 하루는 제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여, 남편에게 얘기하고 밥을 먹고 들어왔습니다(저녁)
하지만 그 일을 가지고 남편이 지금까지 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나중에야 그분의 문란한 사생활에 대하여 들은 모양인데, 그때부터 그 사람과 저를 의심하는 것입니다.
저녁을 진짜 먹긴 먹었냐? 그동안 나모르게 몇번이나 만났냐?
나중에는 그 말들이 커져서 성폭행을 당하진 않았느냐?까지 갔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그 사람을 성폭행으로 고소장을 쓰랍니다.
자기는 그런 문란한 생활을 하는 놈을 상사로 둘 수도 없으며, 저와 밥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아주 기분이 나쁘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억지를 몇개월째 쓰면서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으려면 이혼을 하잡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소리인가 했는데, 하는 모양새가 아니더군요.
자기 손으로 호적등본떼고 이혼 신청서를 작성해서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저도 더 이상 시달리기 싫어서 그저께 이혼에 합의를 해주었습니다.
남편 말대로 제가 성폭행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시키면 저는 무고죄에다가 명예훼손죄라는 전과를 가질 테니까 이혼녀가 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해주었죠.
그랬는데 이제 또 뭐라는지 아십니까?
이혼은 안한답니다.
몇년이고 제가 돌아올때까지 혼인신고상태로 둘테니까 인간같잖은(?) 그 상사나 고소를 해서 직장에서 몰아내 달라고 합니다.
완전히 정신병 수준.
다른 사람이 얘기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요지부동으로 자신의 의견을 굽힐 줄 모르고 일을 처리하려하고 있습니다.
하긴 원체 반듯하게 곧이 곧대로 살아온 사람이라 그 상사분의 문란한 생활이 마음에 들지는 않겠죠.
그렇다고 아내와 이혼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자기 아내가 당하지도 않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시켜 자기에게 득이 될 것도 없는데, 꼭 그렇게 하겠답니다.
직장에서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은 뻔하고, 후일에 성폭행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혀지더라도 저는 어떻게 남편 직장의 사람들을 보겠습니까?
사람들은 성폭행이 있다면 덮으려고 노력한다는데, 저의 남편은 없는 성폭행을 만들어가면서까지 이렇게 일을 벌이고 있으니 딱하기 그지없습니다.
아무리 그 상사가 미워도 이렇게 일을 만들어놓고 아직도 둘이서 한 집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직장을 구할때까지는 같이 있자고 하더군요.

이 남자하는 짓을 보면 장래가 암담해서 헤어지고 싶지만, 이혼녀가 되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