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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감증, 그 쓸쓸함에 대하여....


BY 느낌 2001-08-27

저는 3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결혼 7년차에 연애 6년이지요.
우리는 학교다닐때부터 만나 관계를 가졌고 연애까지 합하면 10여년동안이라고 해도 좋지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관계를 갖을때 아무 느낌이 없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말하는 절정을 느껴본 일이 단 한번도 없죠. 남편외의 남자와는 딱 2번 자봤는데 그 사람들은 오히려 더 싱거워서 실망스러울 정도였어요. 한마디로 남자 경험도 없을 뿐더러 관계가 즐겁다는 생각이 안들어요. 남편에게는 말도 못하고 혼자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시 내가 불감증이라고 하면 남편이 저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릴까봐 무섭기도 하고, 내 자신이 불감증이라는 것을 말하기도 챙피해서요. 남들은 애 셋 나면 그 감정을 느낀다고 하던데 나는 도대체 왜 이런지....혹시 수술을 해서일까.(저는 셋 모두 제왕절개했거든요.)
친구들이나 다른사람들은 잠자리 얘기 나오면 다들 나름대로 만족하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더군요.
나 말고다른 여자들도 그런지
나만 그런 것인지....
그렇다고 성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예요.
관계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관계를 맺고 나면 아무느낌이 없어요. 남편은 이 사실을 모르죠. 전 성교시 소리도 내고, 항문 조이기 등의 테크닉을 사용하기도 해서, 다시 말해 연극을 합니다. 그래서 남편은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고 있어요. 우리 남편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까지 열심입니다. 아마 자기도 내가 만족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있을 거예요. 언제인가 저보고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하더라구요. 같이 즐거워야 할 잠자리가 저에게는 허전함으로 다가옵니다. 관계후 저는 너무나 허전해서 심란한 생각뿐이죠.
저도 불쌍하고
알쏭달쏭해 하는 저의 남편도 불쌍해요.
왠지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한테는 이런 얘기하기 더 힘들더라구요.
성감이 좋은 친구들은 마치 절 열등아처럼 보는 것 같고...
고민끝에 산부인과에 가서 수술을 받아볼까 생각도 했어요.(제가 생각하기에 저의 성기는 좀 큰 것 같아서) 하지만 그것도 용기가 선뜻 생기지 않고...
요즘 우리 부부는 성관계를 자주 하지 않습니다.
서로 성 욕구는 있는데 왠지 모르게 선뜻 서로 요구하기를 꺼리지요.
모르는척 잠을 잡니다.
아이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편은 아이방에서 아이들과 자고 저는 갓난이를 끼고 안방에서 잡니다.
남편은 성욕이 생기면 자기 혼자 해소하는 것 같아요.
아마도 나 모르게 단란주점이나 또는 그 외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기도 하겠죠. 우리 남편 접대가 많아 단란주점같은 술집에 일주일에 한번은 가는 것 같아요. 새벽 두세시에 들어올때도 있고....
왠지 불안합니다.
저는 자위라는 것도 잘 못하거니와 해본 것도 몇번 안되는데 혼자 자위하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아프기만 하고....
그렇다고 낯선 남자와 같이 잠자리를 할 수도 없고.
사실 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정말 날 만족시켜줄 수 있는 남자와 딱 한번만 잠자리를 하고 나면 남편과의 잠자리도 즐거울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실행불가능한 제 생각일뿐...
불감증, 그거 참 쓸쓸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