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87

우리남편은 .......


BY 수아맘 2001-08-28

우리 남편은 참 기억력이 좋습니다
그런데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을 더 잘합니다

어제는 부부싸움을 했더랬습니다
친정에 신경좀 쓰란게 못마땅했나봅니다

3년전 울 부모에게 꾸중들은걸 또 말합니다
싸울때마다 빠지지않는 래파토리입니다

울 친정부모가 자기에게 한 말들을 결코 잊을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친정일은 신경끄고 살고 싶답니다

울 신랑은 참 좋겠습니다
친정에 신경안쓸 좋은 핑게거리가 있으니까요

우리 남편은 문제가 없는 사람입니다
모든 잘못은 다 니때문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문제가 많은 여자가 됐습니다

우리 남편은 참 공평한 사람입니다
울 시엄니 커피타 드시려다 커피물 엎질러 허벅지 뎄습니다
3도 화상이었습니다
많이 걱정됐습니다 그러나 눈물은 안나왔습니다

울 엄마 배추팔러 장에 가시다 경운기에서 떨어져 갈비뼈
부러졌습니다
울아버지 놀래서 내게 전화했습니다
나두 놀래서 전화받다가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울남편 그 모습을 기억했습니다
부부싸움하던날 어김없이 말하더군요
"넌 우리엄마 다쳤을땐 눈물 한방울 안흘리더만
니네 엄마 다쳤다니 펑펑 울더구나?

난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평한 생각을 한 남편이 참 놀라웠습니다
시엄니 다쳤을때 좀 울걸 그랬습니다
난 참 문제가 많습니다


........


울남편 집에 없습니다
술마시러 나갔습니다
새벽에나 들어옵니다

근데 난 걱정입니다
싸우고 난뒤 나가는 날은
틀림없이 속상할걸 각오해야 합니다

애들 안방에다 눕혀놓습니다
창문 꼭꼭 닫아놓습니다
울애들은 잠귀가 참 밝아서 탈입니다

그리고 텔레비젼위 꽃병이랑 오디오위 화분이랑은
치워놓습니다 혹시라도 깨지면 안돼니까요

심호흡도 합니다
마음을 진정시켜야합니다
이제 만반의 준비 끝입니다

신랑 올때만 기다립니다
올때까지는 잠못잡니다
누워도 잠안옵니다

참 스릴있습니다

오늘은 신랑이 어떻게 원맨쇼할른지 기대됩니다

지난번에는 벽이다 들어갔습니다
콘크리트였담 신랑손이 요절이 났을겁니다

멀쩡한 속옷도 몇벌 버렸습니다
산지 얼마 안?째풩?무지 아까웠습니다
오늘은 제발 속옷은 찢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참 어지간합니다
결혼생활 5년이면 남편 성질 파악할만도 한데
제 잘못으로 또 이런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좋을때 사랑한다는 말이 참 무색해지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