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18

억척시레 끝까지 회사에 다니고 싶다.


BY 맞벌새댁 2001-08-28

결혼하고 처음엔 배부른 생각도 했었다.
그만두고 집에서 남편벌어다 주는 돈으로 수영다니고 어학공부나
해야겠다는.. 영어잘하는 여자가 멋있어보여서리...
그런데 요새 경기가 너무 안좋다고한다.
내가 일하는게 IT쪽이라 비교적 취업이 잘되는 편인데
요샌 큰회사에서 내논 채용공고를 못봤다.
월급도 주기 힘들것 같은 엉터리회사의 구인광고는 수두룩하다.

나 삼류대 디자인과 나왔다. 전기 떨어지고 간곳이다.
화실동기중에 나만 후기 삼류대 갔다. 화실동기들 다 좋은대학 갔다.
그얘들 서양화과,동양화과 나와서 지금 집에서 애기본다.
젤 잘된애는 미술교육과 나와서 고등학교 미술교사한다. 잘난체가 하늘을 찌른다. 완전 공주병에 걸려있다.
어쨋건 나도 삼류대 나와서 비교적 잘된편이다.
친구들이랑 가끔 통화하면 부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역시 아빠말대로 취직 잘되는 디자인과 가길 잘했다.

나 대학갈때 집에서 똥통대라고 눈물밥먹고 다녔었다.
동생들도 나를 놀렸다. 죽고만 싶었다.
그러나 졸업하고나서 아득바득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 좋은회사 들어가려고 지독하게 매달렸다. 자존심이고 뭐고 없이 무조건 덤볐더니
운이 잘 따라주어 큰회사 들어가서 첫달 연수비 60만원에 월급까지
다 받으니 수습사원이 170만원 가까이나 집에 가져갔다.
5급공무원 우리아빠 당시 월급이랑 별 차이가 안났다.
우리 집에서 잔치라도 열 기세였다. 우리엄마 내가 번돈으로 몇개월간 호강하셨다. 박봉아빠월급으로 대가족 살다가 내가 돈벌어다드리니 고급과일에 쇠고기 안창살에 우리식구 배불리 먹었다. 나도 가족에게 해줄수 있는게있구나 싶어서 너무 행복했다.
그러나 그것도 몇개월이 끝이었다. 취직 몇개월이 지나자 내돈은 내가 관리하기 시작했다.

지금 월 세후165만원 받는다.(이 금액이 우스운 분도 있겠지만)
상여까지 이것저것 다 합치면 2700정도 된다.
최소한 품위유지비는 넉넉(?)한편이다.
막상 회살 그만두려니 아깝다.
그간 결혼하고 일 소홀히 했는데 실수한것 같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돈 벌만큼버니 남편한테도 주눅 안든다.
옷한벌을 사입어도 내돈으로 사입을수 있으니 떳떳하다.
악착같이 모으고 알뜰한 모습 보이니 남편도 나를 믿어준다.
돈을 버니까 좋긴 좋다. 남편옷도 고급으로 떳떳이 사줄수있다.
싸아하니 가을되니 돈에 대한 애착이 새록새록하다.
더욱 열심히 일해서 돈을 왕창 모아서 내 사업 차려야겠다.

직장다니는 맞벌이 주부님들, 절대로 회사 그만두지 말아요.
경제적 여건이 좋든아니든 직장 다니는게 여러모로 행복하거든요.
아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