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44

남편이 어렵다..


BY 시월 2001-08-28

직장생활하는 결혼 2년(아직 아기는 없습니다)차된 주부입니다
가끔 답답하여 글을 올리곤 했는데 오늘은 질문도 드려볼겸..
제 남편은 점잖다고 주위에서 늘 얘기합니다
아마도 싸울 일은 없을꺼라고..
허나 결혼 시작부터 엄청 싸웠습니다
집안 살림 하나하나 지적하는것 부터 시어른 대하는 태도며
사람 대하는 방법에서까지 무엇하나 간섭 안하는 것이 없었으니
원체 남한테 싫은 소리 하지 못하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지내오던
저하곤 부딪힐수 밖에요
남편하고 사는게 아니라 선생님이나 아빠하고 사는 기분..
연애때야 사랑하니 그런것도 넘어갔지만 결혼은 정말 현실이었습니다
더구나 윽박지르며 화를 내고 막 해대는 말에는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히곤 했습니다
워낙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 듣고보면 남편 말이 맞는듯 한데 제
마음이 억울한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더구나 자기 자신도 싫어하는 아버님이랑 행동은 왜 그리 똑같은지..
싸웠다하면 입을 닫아버립니다 그냥 침묵이 아니라 제가 말을 시켜도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이불을 들고 다른방에서 자는건 기본이고
노트에 열거해 놓는 불만에 욕에..
며느리가 있어도 어머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는 아버님의 모습을
닮지 않고서야 저렇게 냉정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토요일 저녁에도 전부터 다투곤 했던 컴퓨터 얘기를 꺼냈다가 니
맘대로 알아서 해보라고 화를 내더니 입을 다물더군요
제 딴엔 공부하고 싶은게 있어서 저한테 투자를 하는 생각으로 마련
하고자 몇개월전부터 사정하다시피 사자고 하던건데 뭘 못해주겠냐는
식으로 큰소리만 치고 정작 사자고 하면 은행대출금은 언제 갚느냐며
너 퇴직하면 사주겠다고(무리해서 시댁옆 아파트로 이사오느라 대출
받은 돈을 말합니다 퇴직하고 사준다는말은 곧 제 퇴직금 아니겠
습니까?)
말합니다 저라고 은행대출금 생각 안하는건 아니지만 필요한건 사자는
주의인데 그걸 못사게 하는 남편도 야속하지만 매번 싸우고 난뒤
(사실 전 싸울줄도 모릅니다 당한다는게 맞는 표현일 듯 한데..)
화난 얼굴로 입을 꾹 다문채 며칠을 버틸땐 제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
듯 하고 휴유증도 상당합니다
그러니 결혼 생활 내내 맘 편히 뭘 해보지도 않을뿐더러 알게모르게
남편 눈치보며 사는 제 삶이 불쌍하더이다
시아버님때문에 외출한번 맘편히 못하며 숨 죽여 사신 어머님을 보며
미래의 제 모습은 아닐까..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사실 제가 님들께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건..
제 첫사랑도 결혼에 실패해서 4살된 딸아이와 살고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이라 성실하고 진실된 정말 사람 좋은 그럼
사람이지요.. 그간의 긴 사연은 적을 수 없고 단지 그 사람이 절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건데 저역시 그사람과 결혼하지 못한걸
후회하고 있으니 이번처럼 남편과 이혼 생각이 들면 그 첫사랑과
다시 만남을 가져볼까? 그 이후의 일들을 예상도 해보며 여하튼
혼자 별별 생각을 다 한답니다
그러니 마음은 무겁고 남편과 잘 지내볼 용기도 안나고..
님들!! 제가 첫사랑 그것도 딸아이가 있는 사람을 잊지 못하고
고민하는거 지금의 결혼을 후회하고 있는거 이럼 안되는거죠?
부모에게도 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이라 이곳에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