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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으로 살라는 시어머니


BY 속상해 2001-09-01

전 예전에 시댁에서 가까이 살다가 트러블이 생겨서 멀리 이사한지 몇개월 후 다시 시댁과 합쳤습니다.
그동안 동서는 시댁에서 살다, 우리가 합치게 되자 시댁 가까이로 분가했습니다. 울 동서는 어머님에게 친딸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이뻐하십니다. 동서도 어머님이 좋다고 분가도 하기 싫어했습니다. 태어나서 그런 여우는 처음 봤습니다.

3일전 제사였습니다. 전 보건휴가를 내었고 동서는 퇴근후 6시에 오더군요.
동서는 배고프다며 전도 갖다먹고 밥도 갖다 먹고 거실에 있구요.
전 계속 부엌에 있었죠.
다른사람들 저녁식사할때 울 아들을 봐준다고 책을 읽어주다가 설겆이를 할때는 도와주려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넌 애나봐라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제사지내는 동안 동서가 한일은 울 애랑 놀다가 마지막 설겆이를 작은어머니와 같이 한것. 그게 전부입니다.
너무 속상했어요. 왜 내 애를 동서가 데리고 놀게 하고 어머님은 옆에서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는지...
너무 속상해서 제사 지낼때 잠깐(5분?) 나갔다 바로 들어왔고 제사가 끝나자 어머님은 동서가 그렇게 애를 잘본다고 칭찬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애랑 놀아줘도 책읽어 주는 소리도 작고 동서는 목소리도 크게 잘 읽어주고 변기에 소변을 보게 잘 가르친다나요?
그날밤 자다말고 새벽1시에 남편과 나가 펑펑 울다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에 어머님께 저 이러저러해서 서운했어요, 다른식구들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엄마는 부엌에 있고 작은엄마랑 조카랑 나란히 다정히 있는 모습 이상하지 않느냐고...말씀드렸습니다.
헌데........
울 어머님 열을 내시며 저한테 화를 내시더군요.
속이 좁다나요? 그런걸로 화를 내니 큰며느리 역할 제대로 하겠느냐며, 니가 또 분란을 일으킨다고....
저나 어머님이 애를 보면 애가 금방 싫증을 느끼는데 동서가 보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잘 놀아서 동서한테 애를 보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잘 놀아준다고 한건데 그게 뭐 서운한 일이냐고...
제가 그랬습니다. 왜 화를 내시냐고, 서로 불만이 있으면 풀자고 하는 얘기라고 어머님도 저한테 불만이 많지 않냐고 그랬습니다.
어머님이... 난 나만 참고 지내면 된다. 불만같은거 얘기 안한다. 그러니 너도 표도 내지말고 참고 지내라. 사람이 어떻게 그런거 다 표시내고 사냐...
제사날도 뭐가 그렇게 불만이라 제사 지내는데 나갔다 오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다말고 신랑이랑 나가서 싸우고 울고 들어오냐고...
넌 꼭 그렇게 티를 내고 사냐고...
그러다가 저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할 생각도 않고 화장실로 가서 씻는데 몇십분 화장하는데 몇십분, 밥 차려놓고 시어미가 밥먹으라고 몇번씩 불러야 밥먹는다고 그러더군요.
참내...예전에 동서랑 살때는 울 동서는 더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결혼초 동서네랑 우리랑 시부모님이랑 다같이 몇개월 살때 제가 아침마다 일어나서 밥하고 저녁에도 밥짓고 그러는걸 싫다고 동서한테 그러더랍니다.
동서가 일 안하는건 친정같이 편하게 생각해서라 좋고, 제가 일하는건 시댁이라 불편해 해서 싫다고 했다나요?
그때 저 충격받았고 다시는 안한다고 결심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시댁과 합치고 저 동서하던대로 그대로 했습니다.
오기도 있었어요.
그랬더니 동서가 일하고 밤에 자격증 딴다고 학교 다니고 힘들어서 잠도 못자고 아침에도 시간이 없어서 살림해줬더니, 너도 직장다닌다고 똑같이 대접받으려고 하느냐고....
시어미를 가르치려 한다고 꼬박꼬박 말대답 한다고 계속 화를 내시더군요. 내가 너한테 질줄 아냐고....
기본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뭘 해도 제가 미운겁니다.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이뻐보이는 동서.
그저 동서처럼 어머님이 최고라고 해주고 애교도 떨어주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는 제가 미운거지요.

남편은 저보고 애 데리고 친정있는 도시로 가서 취직하고 친정에서 출근하라는군요. 제가 이사나갈 생각 없냐고 했더니 자긴 시부모님 가게를 나가야 한답니다.
남편은 결혼부터 지금까지(결혼3년차) 백수로 있었고 부모님이 가게 물려주신다고 그것만 바라보는 사람입니다.다른일은 할 생각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구요.
그렇다고 일을 배우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느냐...아닙니다.
가끔 나가서 시키는 일만 하고 오는게 전부입니다.
시부모님도 우리가 가게 줄테니까 남편 닥달하지 말라고 합니다. 쟤가 천성이 그런걸 어찌하냐고, 우리가 못 고쳤는데 니가 고칠수 있냐고...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기도 싫고 시어머니 얼굴 보기도 싫습니다.
오늘도 여행갔다 낼 저녁때 온다고 하고 출근했습니다.
울 어머님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하기 전에는 안 풀어질 분입니다.
내가 혼자 이집에서 나가고 동서랑 사시라고 해야 할거 같습니다.
어제 친정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무조건 참으라는데, 여러사람이 한 사람 바보만드는 집안에서 살기 싫고....
한숨만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