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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BY 에스프레소 2001-09-06

이렇게 여기에다가 하소연하려구요.
전 친정엄마 때문에 참 속상해요.

제 남편이 집에서 일을 한답니다.
프리랜서로....
작년엔 그냥저냥 직장생활하던 때만큼 벌었답니다.
하지만 올해는 너무 어렵네요!
남편하는 일이 제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
경기에 아주 민감하답니다.
거의 두달째 일이 없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전 저희 남편에게 불만 없답니다.
술담배 안하고, 대화도 잘되고,
저에게 너무 잘해주고, 친정엄마에게 잘하고
집안일도 거의 다 해줍니다. 제가 직장에 나가니까요.
시집보다 친정에 더 많이 가구요.
친정엄마 외식도 자주 시켜주고,
엄마와 여행도 함께 많이가고, 등산도 많이 간답니다.
엄마랑 셋이서 영화도 많이 보구요.

하지만 저 결혼할 때부터 엄마는 저보다 남편이 좀 빠진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얼마전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저에게 막 퍼붓더라구요.
너도 마음에 안들고, 니 남편도 마음에 안든다.
마누라 등골 빼먹는 놈....
물론 남편은 그자리에 없었지만
엄마의 본색이 드러나는 순간이였습니다.

저희 남편 그렇게 잘 했는데...
남편이 저보다 늘 적게 벌긴 했지만
엄마가 그렇게까지 말할줄은 몰랐습니다.
그 이후로는 제가 엄마 눈치를 보게됩니다.
남편에게 거짓말을 시키기도 하구요.
일 없을 때도 일 있다고 말하라고 시키지요!

요즘은 남편이 제과제빵학원에 다니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말 듣고 저희엄마가 그러더군요!
여전히 넌 앵벌이짓 해야되는구나!
겉으로는 웃었지만 너무 속상합니다.

조금전에 통화할 때도 참 속상했습니다.
여름내내 남편이 차로 회사까지 태워다주었답니다.
제가 7시 30분까지 출근해야거든요. 비서라서...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 회사가 교통편이 좋지 않아
많이 걷거든요. 아침부터 땀 흘리기도 싫구요.
그래서 여름에만 태워다 달라고 제가 부탁했거든요.
아침에 태워다 주었다고 말하니까
엄마가 그러더라구요.
일이 없으니까 태워다주는구나!

그런 말들을 계속하니까 요즘은 엄마가 너무 미워져요!
전 이세상에 울남편같은 사람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데
엄마가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속상하네요!

저보다 훨씬 힘들고 속상해 하시는 분도 많으시겠지요.
죄송합니다. 별일 아닌 것으로 글 올려서요!
누군가 한사람에게는 속상한 맘 털어놓고 싶었어요.
하지만 딱히 그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네요!
그래서 여기에 이렇게 하소연했어요.

다들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