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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워


BY 엄마 2001-09-09

전 해외에 살고 있습니다.
한달전 아기를 낳았어요.

원래 저한테 별로 애정있게 안하는 친정엄마, 산후조리로 모시고 오지 않으려고 했었어요.
사람 구해보려고 했는데, 마땅한 사람이 구해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엄마가 할 수 없이 오셨어요.
산후조리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비행기 표 끊어서 보내드리고, 엄마 돈 10원도 안쓰도록 공항 오가나 차비, 공항료까지 전부 보내드렸구요. 보약부터 드시고 오라고 보약값까지 드렸어요.

엄마가 오셨는데,

우리엄마 넉넉하지 않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남들 엄마는 딸이 아기 낳는다고 하면 호박물이며, 보약이며 뭐 그런거 다들 준비해 오시더라구요.
우리 엄마 넉넉치 않아도 저축해 놓으신 돈도 좀 있고, 설사 엄마가 엄마 돈으로 그런거 해 온다고 해도 그냥 받아먹고 가만히 있을 저도 아니구요.
그런데, 역시나...달랑 오셨더라구요.
섭섭했지만, 원래 엄마한테 기대도 없으니까...그려러니 했지요.

산후조리를 해 주시는데,
전 애 처음 낳아본 사람이고, 뭐 아는게 있나요?
산후조리라는게 도대체 뭔가요.. 어른이 오시면 경험으로 알아서 해주시는게 산후조리 아닌가요?

날이 좀 더워서 양말 안신고 있었거든요.
며칠이 지났는데 발이 조금 시리더라구요.
엄마한테 그 말을 했더니, 애 낳고 양말 안신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양말 안신으면 나중에 고생한다 하데요.
그래서 왜 진작에 말 안해줬냐고 하니까, "네가 알아서 하는거지, 내가 양말 신으라고 했으면 네가 양말 신었겠냐?" 하는거예요.,

밥두, 먹겠다고 안하면 차려주지도 않아요.
밥맛이 없어서 안먹겠다고 하면 한끼고 두끼고 안줘요.

엄마가 아기 데리고 잤거든요.
우리 아기 밤에 딱한번 일어나 우유먹는거 외에 일어나지도 않고, 너무 순해서 울지도 않고...먹으면 자고 먹으면 자고..그랬어요.
엄마가 하나도 안힘들다고 하데요.

젖을 말리는데, 약먹으면 안좋다고 해서 엿기름물을 먹었거든요.
그것도 제가 먹겠다고 해야 주어요.
절대 챙겨서 주는 법도 없고, 내가 가만히 있으면 줄 생각도 안하고.

엄마가 살림을 하다가 쌀이 떨어졌나봐요.
한국마켓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남편이 일주일에 한번씩 장을 봐왔거든요. 남편이 장보러 가면서 떨어진거 있으면 말을 해 달라고 하데요.
엄마 그때까지 암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더라구요.
남편이 마켓에 가서 장을 봐오고 나니까 쌀이 떨어졌으니 내일가서 사오라네요.
왜 진작 말을 하지 그랬냐니까, 나를 ?려보면서 "네 살림인데, 네가 알아서 말해야지, 내가 일일이 어떻게 챙기냐?"
그러시는거 있죠?
아니 애 낳고 누워있는 사람이 부엌살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압니까.. 엄마가 그거 해주러 오신거 아닌가요?

뚱해서 말도 안하고,

몸도 괜찮은거 같고, 날도 더워서 괜찮겠지 싶어서 칠부를 입고있었거든요. 암말 안하더라구요.
그러다가 남편이 퇴근해서는 "야! 너 그렇게 입고 있어도 되는거야?" 하니까 그제서야 엄마가 저렇게 입고 있으면 나중에 뻐마디가 다 쑤시고 아프지...그러더군요.
"엄마, 이렇게 입고 있으면 안돼?" 그러니까 그제서야 "그럼 안돼지" 그러더라구요.

근데 왜 가만히 있었냐고 하니까, 네 몸은 네가 챙기는거지 내가 일일이 말을 해줘야 하냐고...나중에 고생할려고 그렇게 입고 있는데 내가 뭐하러 말하냐고...그러더군요.

먹으라고 냉장고에 있던 수박을 내오질 않나.. 먹어도 되냐니까 조금은 괜찮다고 해서 좀 먹었지요. 나중에 이가 시리더라구요.
그랬더니 족금만 먹으라니까 많이 먹어서 그랬다나요?
먹어도 된다기에 먹었다고 .... 그럼 먹지 말라 하지 그랬더니 네가 좋아서 먹는데 내가 뭐라고 하냐? 나중에 이가 다 시려서 고생할려고 먹는데 내가 뭐라고 하냐? 다 니가 알아서 해야지.

한마디로 할 말이 없습디다.

아기 목욕도 안시키구요.
이틀도 좋고, 삼일도 좋고...말 안하면 목욕도 시킬 생각도 안해요.
남편이 보다못해 "어머니, 아기 목욕 시키지요" 하고 팔 걷어붙이니까 그제서야 "그래" 그러구...

하여간 친정엄마지만, 정말 너무 합디다.
차라리 시어머니가 더 낫겠다 싶더라구요.
속으로 둘째때는 차라리 내 혼자 하는 한이 있어도 엄마한테 해 달라는 소리는 절대 안한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래도 가신다니 섭섭해서 친척들 선물 바리바리 사서 싸드리고 돈도 60만원 드렸어요.
좋아하시면서 한손에 돈 홀딱 받으시는데, 왜 그렇게 밉던지...

친정엄마, 원래 저한테 정없이 하셨고 자라면서도 제가 아프다고 하면 코방귀도 안뀌고, 난 아파서 내 방에서 혼자 누워 울고 있는데 안방에서 좋다고 텔레비젼 보시면서 배꼽잡고 웃고 계시고..너무 아파서 약 좀 사다달라고 하면...'이렇게 밤늦게 어디서 약을 사냐! 더럽게 엄살이네!" 하면서 들은 척도 안했었습니다.

물론 동생이 아프다고 하면 맨발로 뛰셨지요.

친엄마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지만, 엄마하고ㅛ 너무 닮은지라...친딸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엄마 정말 해도 너무 하데요.

이제 한달 됐고,,,엄마가 돌아가셨는데....온몸이 안아픈데가 없어요.
팔다리가 다 시리구, 이도 시리고...뼈마디마디가 다 아파요.

잘 모르니까 엄마한테 부탁했지요.
잘 몰라서 그러면 옆에서 가르쳐 가면서 해 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제가 그렇게 잘 알고, 잘 하면 대충 남편한테 시키면서 했게요?
당신은 반찬도 할 줄 모른다면서, 매일 똑같은 반찬....
잘하는 네가 해먹으라고 하질 않나..

뭐하나 챙겨주는 것도 없고, 젖 안먹이고 우유 먹이니 미역국도 먹을 필요 없다고 미역국도 5일만에 끊었어요.
물론 젖을 말리고 있는 중이니 이해는 하지만, 매일 된장찌게..
물려서 어디 밥이 넘어가나요?

뭐 좀 해달라고 하면, 할 줄 모른다고 하고.
그 흔한 호박죽도 한번 끓여줄 생각을 안하시데요.
하도 어지러워서 남편한테 삼계탕이 먹고 싶으니 닭을 좀 사오라고 제가 시켰어요.
남편이 재료 사다가 엄마에게 삼계탕 좀 끓여달라고 하니까 한 솥 끓여서 또 삼계탕만 계속 주고.

엄마도 와서 고생하셨겠지만, 정말 섭섭하고...
친정엄마가 이렇게 산후조리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네요.
챙피해서 어디가서 말도 못합니다.

우리 남편은 저보고 이해하라고 하지요.
남편 보기도 챙피해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