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52

이젠 먹는것까지 간섭하시나???


BY 속상녀 2001-09-24

전 시엄시 병간호때문에 잠시 시댁에 와있습니다. 말이 병수발이지 거의 식모죠 뭐...2달동안 병수발 들기로 했는데 어느덧 2달째 다 되어가는군요...속이 후련해 집니다. 시간이 언제가나하고 달력본지가 엇그제 같은데요...
첨엔 전 참 착한 며느리가 될려고 시부모님들 말에 아주 순종적으로 잘했답니다. 하지만, 잘하면 잘할수록 염치없이 며느리가 뭐라도 된양 이것저것 요구사항이 늘더군요. 그래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요즘은 조금씩 반항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시부모가 아들만 일찍 나았어도 저같은 손녀가 있었을터인데, 그런 세대차가 많이 나는 시부모 비위 맞출려니 저도 이젠 지쳐버리더군요. 남편은 저에게 고맙다면서 저 비위를 슬슬 맞춰가며 아주 잘하고 있으나, 글쎄요, 집에 돌아오면 다시 자기 부모 걱정하느라 저의 신경을 건드리겠죠?
어찌어찌해서 거의 2달이 다되어 가고 어색했던 시부모님과도 어느정도 친해졌지만, 그 묘한 뭐라고 해야하나 그 '시'자에 대한 불만은 어쩔수가 없는가봐요.
특히나 저희 시엄시는 정이 들었다가도 정내미가 뚝 떨어집니다.
먹을땐 개도 안건디란던데, 먹는것가지고 아주 치사하게 구는군요.
치사한게 아니고 추잡습니다. 오래간만에 조기를 구웠는데, 전 참조기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시엄시는 아들하고 시아버지만 먹으라면서 고기접시를 밀더군요. 먹지말란 소리보다 더 무섭더라구요.
남편도 눈치가 그런지 저에게 생선살을 발라주자, 시엄시 눈을 흘기면서 절 쳐다보더라구요. 열이 받더군요. 나 참 더러워서...
누구입은 입이고 누구입은 주둥인감???? 며느리는 굶어죽던가 말던가
아무튼 지아들 밖에 몰라요. 눈치를 안보고 천연덕스럽게 굴라고 해도 눈치밥먹는 제가 참 바보같더라구요. 그런 시엄시께 전 들으라는듯, '집에가면 비싼 굴비도 사고, 쇠고기도 사서 실컷 먹어야지' 하고 중얼거렸죠. 아마 저희 시엄시처럼 초잡은 시엄시는 없을겁니다.
저희 어머니 그리 나쁜분은 아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심술보가 한번씩 터트리면 사람속을 아주 뒤집습니다. 그걸 즐기나봐요..
그런 시엄시 비위를 어찌 맞추겠습니까? 그러면서도 염치 없이 어깨 주물러달라기에, 손가락에 힘을주고 꼬집듯이 세게 주무르니 아파 죽을려고 하더라구요...하하하하...고소하더라구요.
앞으론 저보고 주물러 달라는 소리도 못하겠죠??? 그동안 몸아프다는 핑계로 절 얼마나 혹사 시켰는데요..
제 친구들은 요즘 너같이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가 어딨냐며, 너 정말 대단하다면서 안타까워 합니다. 남편은 자기 부모에게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면서 귀 따갑도록 말하구요. 헌데, 그런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제 맘은 골병이 들어가는데요....
에궁...더러운 시집살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