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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원래 여자가 손해인가요?


BY 궁금이 2001-09-26

잘난 척 하려는 건 아니구요. 전 남들이 말하는 소위 일류대학을 나왔습니다. 울나라에서 일류라는 대기업의 잘나가는 부서에서 일했구요. 외국 유학가서 공부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모두 소용없네요. 울 남편 자기가 나 하나 못 먹여살리겠냐고 우겨서 결혼하더니 제가 돈 벌어오길 바라네요. 결혼할 때 남편은 직장이 없었거든요. 그 말 믿고 결혼했는데...사실 제가 두 달 전까지 결혼 후 2년간 직장생활했구요. 결혼할 때 시댁에선 지금 경기가 안좋으니...하시며 집은 사주시지 않았구요. 지금 사는 곳은 전세나 이런게 없기때문에 다달이 집세를 내는 형편입니다. 울집 남자 제가 일할 땐 똑똑한 척 하지마라..니가 얼마번다고...빈정대더니 지금은 무척 아쉬운 모양이고, 나가서 아무 일이라도 하라고, 배운게 얼만데 집에 노냐고..아깝지 않냐고...생각해주는 척 합니다. 저도 물론 그러고 싶지요. 전업주부도 보람있고 일이 많지만 하고싶은 일들도 있구요. 하지만 나가 일해도 집안일은 모두 제 몫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도시락까지 싸줘야하구요. 저녁 먹고 그릇도 치우기 전에 티?? 앞에 벌렁 누워서 과일~하고 소리지르네요. 싸우기도 엄청 싸우고 인간적으로 이해시키려고 무지 노력했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도시락 준비, 미숫가루 한 잔 마시게 하고, 오전 간식..한 가방 싸서 보낸 후 저녁 일 끝나고 오는 길에 장봐서 오자마자 옷 갈아입고, 밥....먹고 치우고 정리하면 10시나 11시...시댁에서 저희 집도 안해줬는데 저희 아빠는 그래도 혼수는 혼수라며 3000만원 정도 주셨구요(결혼비용은 따로). 시댁에서 미안했는지 제 앞으로 보태쓰라고 좀 주신 돈도 이 남자 자기가 빚진게 있다며 중간에 저한테 말도 안하고 홀랑 했습니다. 저도 제가 벌지 않음 생활이 곤란한 것 알지만 절대 도시락도, 밥도 포기할 수 없고, 집안일도 도울 수 없다고 무식하게 우기는 이 인간때문에 (회사 다닐 때도 힘들다고 안해주고 뻗어있음 지*지*해서 시끄러우니까 그냥 해줬는데 잘못했나봐요.) 제가 넘 피곤해서 누워있음 혼자 나가서 사처먹고 트림하고 집에 옵니다. 요즘 자꾸 돈벌라고 압력을 넣어서 '나는 신이 아니라서 그렇게 못한다, 집안일을 좀 나누던지 원하는 걸 좀 줄여라.' 했더니 죽어도 안된답니다. 겉으론 그렇게 점잖게 말했지만 제 속에선 '넌 탱자탱자 노는데 내가 무슨 영화를 본다고, 나 힘든 거 알아주지도 않고 골병드는데 같이 죽어보자...'하고 있었죠. 제가 회사 다닐때 '니가 돈 버니까 니가 내' 하며 자기 치과가서 금이빨 한 거 차 보험료...하다못해 의료보험료까지 제 회사에 얹혀있더니 요즘 아쉽긴 아쉽나봐요. 전 정말 이렇게 친정에서 돈 받아쓰고, 저는 저대로 나가 돈벌고, 쥐뿔 이해 못하는 인간한테 밥 해줄 노력이면 혼자 살아도 재밌게 부자로 잘 살텐데...하는 억울한 생각이 드네요. 결혼이 무슨 장사나 저울질은 아니지만 좋은거든 나쁜거든 서로 나누고 거들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인간 무슨 봉을 잡았는지...돈도 생활비라고 자기 쓸 것 다 떼어놓고 제 월급 계산해서 모자라는 것만 자기가 주는데 '알아서 해라, 난 이것밖에 줄 능력이 없다'고 잡아떼고 자기는 사고 싶은 것 사고, 취미생활하고... 첨부터 월급 빤한데 알아서 주겠지하고 인간의 기본을 믿엇으나 이렇게 뻔?b라게 나오는데 이제사 월급을 통째로 뺏을 방법도 없고...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방법밖에 없는건지...결정적인 잘못은 없으니까 철없는 인간 만났다 생각하고 가르치며 살아야하는지...경험 많으신 님들의 조언 부탁 드려요. 이런 인간 나중에라도 마누라 책임지고, (능력이 안되면 책임져애겠단 생각만이라도) 제대로 살 수 있는지...아님 지금 잽싸게 도망가야하는지...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렇게 살려고 열심히 살았는지 억울하네요. 저보다 더 속상하신 님들껜 죄송하지만 저에겐 심각한 문제라서 두서없이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