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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득...


BY 코니 2001-09-26

7개월 전 돌아가신 시아버지 생각이 났어요.
시어머니와는 달리 사심없이 절 아껴 주셨죠.
사실 전 시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울지 않았어요.
아파서 고생 많이 하시니까 차라리 돌아가시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었죠.
울 아버지가 아니라서 그랬을까요?
생전 저에게 냉수 한 잔 떠달라는 말씀도 안 하시고
가끔 용돈 찔러드리거나 양주 한 병 사다 드리면 참 좋아하셨는데...
좀더 잘 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뭐... 제가 그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 알았나요...

후유... 이런 맘 대신 시어머니께 좀더 잘해 드리면 좋을텐데...
2달째 전화도 안 하고 있어요.
울 시어머니 다혈질이라 저에게 심한 말씀 하셨거든요.

울 시어머니는 큰며느리로서의 한(?)을 갖고 있어서인지
매사에 쓸데없이 큰며느리 편을 들더라구요.
울 형님, 진짜 입으로 망할 위인이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손 번쩍 든...
그날도 임신한 저에게 되지도 않는 소리, 악담을 해대길래...
형님 없을 때 형님 너무 한다고 몇 마디 했더니

시어머니 저에게 임신한 게 유세냐고 소리를 지르시더군요.
전 아기 가졌다고 유세한 적 없구요... 오히려 그런 느낌 줄까봐 더 열심히 일했거든요...
그리구 사실 저 유세하자면 유세할 만 해요.
둘째지만 친손자라고는 저밖에 낳을 사람이 없거든요.
(울 형님 거의 할머니임...)
첫손자이기도 하고요... 그것도 결혼 6년만에 가진...

그리고 뭐에 북받히셨는지 집안 물건 죄다 집어던지고...
한참 소리를 지르시더니만 끝내는 저에게
너 집에 가서 쟤(울 남편) 들볶으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뭐 이러시더라구요...

울 시어머니 별나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온 집안 식구가(남편이나 시누이들 포함) 제 편을 들긴 해요...
2달째 전화조차 안 하고 있어도 울 시누이 전화해서 "추석 땐 꼭 와라" 하고 타이를 뿐이죠...

지금쯤은 시어머니도 무척 반성(!)하고 있으리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마음이 안 풀리네요.
무슨 일 있으면 마음 불편한 것도 결혼 초기에나 그렇지
2달 동안 전화 안 하니까 정말 편했어요.

한편으론 남편 여의고 몸도 아파 그런다고 불쌍한 생각도 들지만
왜 며느리라고 그렇게 함부로 하는 건지...
결혼 6년차가 되어도 적응이 안 돼요.

또 마음 허전하다고 약장수한테 몇백씩 날리고
(다들 아시죠? 왜 동네마다 노인네들 대상으로 휴지, 세제 주면서 건강용품 팔고 그러는 것...)
생활비 없어서 쩔쩔매는 것도 너무 보기 싫어요.

이야기가 너무 길었죠?
암튼 추석이 다가오네요.
이번 추석엔 울 시어머니가 좀 세련되게 행동하셨으면 좋겠어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