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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앙앙거리면 남자들 재숫대가리 없다..


BY 죽고싶음 2001-10-04

인생에서 이렇게 비참했을때가 있었나 싶다.
우리남편 ..세인들이 우러러보는 "사"자 남편.
울시부모님 자타가 공인하는 호인들이시다.
장남사랑 너무 끔찍하여 나머지 자식들 이하 며느리 모두 그를 받들어야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풍기고 계신분들이다.
물론 그덕에 마누라인 나도 덤으로 대접(?)받고 있는것도 같다.
그러나 항상 남편을 잘모시는 경우에만이다.

명절전날 그야말로 허리가 휘게 일을했다.
시어머니,나,동서,그리고 시아버지..
시아버지는 늘 부엌일을 도와주시곤한다.
방에서는 울 남편 TV보다 지쳐 자고 저녁엔 나가 놀고...가끔 내 눈치를 보긴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러다 추석..
성묘갔다 온후 근처 친정에 갔다.
난 하룻밤을 자고 남편은 인사만 드리고 다시 시댁으로 갔다.(시댁,친정 모두 지방..우린 서울)
늘 그런다.
물론 친정이 불편하니까 그럴수 있겠다 싶어 난 이해하는 쪽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친정엄마가 언니 오빠들이 내일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으니 점심먹으러 오라고 그러신다.
그런데 다음날 남편이 안오는거다.
난 남편성격을 아는지라 속으로는 약이올라도 기다리지 않았다.
근데 순진한 엄마는 자꾸 잊어버렸을지도 모르니 전화를 해보라는거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전화를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올생각도 않하고 있었다.
오라고 했더니 자기없이 먹으란다.가기 싫다며..
허리가 휘도록 시집에서 일하는 나는 뭐고 오기 싫다고 가족이 모이는 자리에도 안오는 지는 뭔가 싶어 화를 막 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시부모가 그옆에 있었나보다.
친정에서 다시 시댁에 돌아가보니 남편은 없고 시부모만 있었다.
시부모 얼굴..
네가 감히..라는 표정이었다.
나도 표정관리 잘못하는터라 시무룩해져있었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고 울 시부모..두분이 이야기처럼 하신다.
여자가 앵앵거리면 남자일이 될것도 안된다.
데리고 살려면 피곤한 여편네는 못쓴다.
등등...

내가 그리도 잘못했을까.
남편한테 고분고분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심하게 할수 있나..

기분나쁜 차원이 아니다.
내자신의 비참함때문에 그냥 죽고만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