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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며느리는 큰며느리다와야한다.


BY 막내며늘 2001-10-04

추석이 지나고나니 시엄니와 동서간의 야그덜이 많이 올라오데요.
저도 눈팅만했었는데 오늘은 울 형님 흉 좀 볼까합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저의 글에 리플 달아주셨음 합니다.

참고로 저의 시댁은 시골이고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전 결혼전엔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고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지요.
울엄니 공부 열심히해서 유학까정가라구 늘 입이 닳도록 노래를 부르셨지요.
공부 많이 해서 남자 잘 만나 편하게 살라고합디다.
그땐 왜그리 그말이 듣기 싫던지 젤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구 교과서대로 산다는게 똑바로박힌 저의 생각이였죠.

글구 대학을 가구 ,미팅도하믄서 의사도 사귀구,법대생도사귀구.여러부류의 남성들을 만났지요.
그러던 중 저의 남편이 스토커처럼 끈질기게 질리게 따라다니더라구요.
첨엔 넘 싫어 죽는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믄서 생각이 바뀌더구만요.
날 죽도록 사랑하는데 결혼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글구 맞선 한 번 안보구 결혼했슴다.
물론 울 신랑 평범한 직장에 학벌도 낮구 그리 똑똑한 편은 아닙니다.
전 결혼하구도 열심히 공부하야 당당히 어려운 경쟁을 뚫고 공채시험에 합격해서 애기 낳기까정 열심히 내실력 발휘하믄서 직장 다녔슴다.
그러다보니 명절때는 못내려가게되구 형님이랑 부모님과의 사이도 낯설구 절 보는 시선도 못마땅하더군요.
2년째가 되자 울 형님 말씀하시대요 여자가 벌면 얼마나 번다구 그만두라구 은근히 전화해서 직장 그만두기를 종용하더니 시엄니도 여자가 돈벌면 남자 우습게본다구 그만두고 명절때 집에나 자주 내려오라더군요.
많은 고민끝에 직장 그만 두었슴다.
그땐 넘 아까웠지만 중요한건 가족의 화목이라고 생각했지요.

그후 10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명절이 다가오면 미리 한달전에 시댁가서 머물며 밭일이며 집안일 시엄니 넘 고생한것 같아 내 몸부셔져라 일했지요.
시엄니 일 잘한다며 동네일까정 맡아와선 절 보내더라구요.누구집가서 설겆이 하구 오라구.
울 형님 제가 일 다해 놓으면 늘 먹구만 갑니다.
시댁 오기 싫어 제가 직장 관두자마자 몇십만원 받구 알바한다며 직장 다닌다는핑계로 이리빼구저리뺍니다.
가족들 다 모였을때 전도 부치구 먹을것 해대느라 열심힌 절 보며 형님은 하지도 않으면서 한마디합니다.
동서 힘들게 놀지 뭘 자꾸하냐면서요.
전 쌈날까봐 아무에게도 말 안합니다.
추석날 성묘갈때도 맏며느리이면서도 뭘 가져가야하는지 준비도 않구 정성도 없슴다.늘 제가 정성스럽게 챙기지요.
울형님 시댁만 오믄 징징대며 돈만 뜯어갑니다.
시엄니 몇 천씩 주는것 여러번 봤습니다.
시부모 눈에 보일때만 잘하는 울 형님 가끔 가소롭습니다.
큰며느리 대접만 받구 싶어하는 모습 증말 보기가 싫습니다.
형님동서로 만나지 않았더라면 전 그런 사람 증말 싫어하지요.
말조차하기 건네지 않았을 사람이지요.
늘 가면 집안일은 도맡아하구 돈도 가장 많이 쓰구 조카들 선물 꼭 챙겼는데 울 형님은 증말 답지가 않군요.
받기만하구 베푸는것 못 봤슴다.
전 큰며느리의 역할이 한가족의 화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우선 시부모가 아무리 시집살이하고 보기 싫어도 내 부모라 생각하고 맘에서 우러나는 행동을 해야된다고 봅니다.
가식적이믄 눈에 금방 보이거든요.
글구 젤 윗사람으로서 솔선수범해야된다구 봅니다.
본인은 하지도 않으면서 윗동서 대접만 받으려고 하면 그건 곤란하거든요.
마지막으루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기름기가 돌게끔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된다구 봅니다.
그 가족의 맏며늘 아무나 하는자리아닙니다.
처신을 잘해야 인정을 해주는 그런 자리지요.
전 10년이란 세월 정반대의 낯선 환경에서 증말 열심히 일해왔지만
모든이가 큰며느리만 인정하지 막내 며느리는 어디까지나 막내의 자리라구 큰며느리처럼 인정은 안해주더군요.

지금도 누구를 원망하거나 그런 맘은 추호도 없슴다.
전 떳떳하구 후회없이 살았으니까요.
인정을 받든 그렇지 않던 상관은 없슴다.
울형님을 보믄서 큰며느리는 답다라는 소리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뿐 그건 본인이 깨달아야지요.
이번 추석 혼자가기 싫어 첨으루 가기싫다구 전화하구 안갔슴다.
돈만 부쳐드렸지요.
울형님 혼자하느라구 힘들었나봅니다.
뭔가 느끼는게 있었으믄했는데 없었나봅니다.
역시나 궁시렁거리다가 담날 바루 집으루 갔나봅니다
어떻게살구 어떤맘으루 살아야되는지 이세상 모든 며느리들이 생각해볼때입니다.
나자신을 뒤돌아보구 긍정적인 며느리들이 되어봅시다.